상단영역

본문영역

영등위 '원칙이 없다'

  • 소성렬
  • 입력 2002.08.20 14:0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빛소프트측이 영등위에 수정판의 등급분류를 신청한 이유는 원판에 대한 판정이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바 있기 때문이다. 영등위는 당초 한빛소프트측이 신청한 ‘워3’ 원판에 대해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15세 이용가 판정을 내렸다. 아직 아이들이 하기에는 부적합다는 논리에서 였다. 영등위의 이와 같은 결정으로 15세 이하 게임 유저들은 ‘워3’를 즐길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워3’의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한빛소프트측은 15세 이하 유저들에게도 ‘워3’를 즐기도록 하기 위해 원판의 잔인한 장면들을 수정해 영등위에 다시 심의를 신청했다. 이른바 수정판에 대한 심의 요청이었다. 그러나 영등위는 지난 1일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은 이용할 수 없는 성인 등급 ‘18세 이용가’ 판정을 내렸다. ||당황한 것은 한빛소프트측이었다. 당연히 전체이용가 판정을 기대하고 심의를 신청했는데 영등위는 예측불허의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한빛소프트측은 지난달 초 출시된 ‘워3’ 원판의 경우 영등위가 ‘15세 이용가’ 등급을 매겼으면서 이날 폭력적인 장면을 수정한 수정판은 ‘18세 이용가’ 등급을 줬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맞대응 하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송진호 이사는 “‘디아블로2’의 경우에도 수정판은 전체 이용가 판정을 받았고 또 모든 게임들이 원판의 경우보다 수정판의 경우 이용등급면에서 보다 좋은 결정이 나오던 관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번 등급분류 판정은 납득하기 어려운 만큼 영등위의 결정에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빛소프트는 영등위에 현재 재심의 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다. 영등위는 오는 27일 재심의에 대한 결과를 내 놓는다. 한빛소프트측은 만약에 이번에도 전체이용가가 아닌 18세 이용가 판정이 내려진다면 수정판에 대해 당분간 제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정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될 경우 이번에는 4단(12, 15, 18, 전체이용가)계로 등급을 신청할 계획이다. 2단계로(전체 이용가, 18세 이용가) 신청했을 경우 또 다시 영등위의 이와 같은 결정이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빛소프트측은 영등위의 이와 같은 결정으로 인해 ‘워3’ 게임의 주 소비층인 15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워3’ 수정판을 판매하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영등위와 한빛소프트 사이에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수정판이란 일명 ‘틴버전’으로 불린다. ||게임의 원판이 청소년들이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일 경우 개발사나 유통사는 이를 수정해 영등위에 의해 재등급을 받은 다음 등급분류 판정에 따라 판매 가부가 결정된다. 이번에 영등위에 의해 18세 이상가 판정을 받은 ‘워3’의 경우에는 한빛소프트측이 당연히 전체 이용가 판정을 받을 것으로 기대해 2단계 등급 심사를 요청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게임 개발 관련 업체들은 영등위에 상당히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영등위가 심의를 할 경우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을 든다. 한빛소프트측도 “원판이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틴버전은 굳이 4단계 심사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는 18세 이용가로 나왔다. 영등위는 어떻게 틴 버전 보다 훨씬 과격한 씬이 많이 등장하는 원판이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장면이나 피 색깔을 검게 바꾸는 등의 수정본이 18세 이상가 판정을 받아야 했는지 이렇다할 해명이 없다. 현행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에는 PC게임 등급심사의 경우 2단계 심사가 원칙이지만 업체가 요구할 경우에 한해서 12세 이용가와 15세 이용가 등을 추가해 4단계로 등급을 신청할 수 있다. 게임 인큐베이팅 업체인 게임브릿지 유형오 대표는 “영등위의 심의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그러나 업체들이 충분히 수긍할만한 등급분류가 나오지 않는 것은 해당기관을 불신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영등위는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