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화끈하게 놀아드릴테니 아이템 좀 주세요"

  • 경향게임스
  • 입력 2002.07.22 15:3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조족들이 선호하는 첫 번째 타깃은 아이템이 없어 ‘구세주’(?)를 기다리는 허접들. 오프라인에서 수십만원에 거래되는 고가의 아이템으로 유혹할 경우 성공률이 높다고 한다.
동생 아이디로 게임을 하던 직장인 이모(34)씨는 최근 어이없는 경험을 했다. 게임을 하다가 “아이템을 줄테니 한 번 만나지 않겠냐”는 쪽지가 느닷없이 날아든 것. 화들짝 놀라 게임 도중 나오기는 했지만 그때 생각을 하면 아직도 머리털이 곤두선다. 이씨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생이 이같은 낯뜨거운 경험을 했을 거라 생각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최근 들어 아이템을 미끼로 몸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가 이뤄졌던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 그러나 게임 사이트를 통한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몸만 탐하고 아이템을 주지 않는 암체족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이한 사실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스스로 몸을 바치는 게이머들도 생겨났다는 점이다. 인터넷 성인웹진 AV뉴스(www.av-news.com)에 따르면 최근 들어 ‘아이템 만능주의’에 빠진 게이머들이 몸을 바쳐서라도 아이템을 얻으려 하는 경향이 생겨났다고 한다.
실제 게임 관련 동호회 게시판에는 “화끈하게 놀아드릴테니 아이템 좀 주세요” “** 아이템 주고 저를 가지세요. 연락처 01*-67*-04**”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대표는 “아이템을 미끼로 성매매를 요구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몸을 담보로 아이템을 얻으려는 게이머들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캐릭터(아바타)를 꾸며주는 조건으로 성을 거래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중순 인터넷 채팅 사이트와 게임사들이 아바타의 옷과 장신구들을 유료로 판매하면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대구 A여중에 재학 중인 김모(15)양은 최근 인터넷 캐릭터 육성 게임서 만난 남자로부터 아바타에 입힐 원피스 한 벌을 받았다. 대신 김양은 이 남자와 30분간 낯뜨거운 대화를 나눠야 했다.
김양의 경우 음담패설만 나눈 경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원조교제도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경찰측의 설명. 경찰청 민원계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최근 게임 사이트를 통한 원조교제 민원이 심심찮게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경찰청은 최근 눈에 띠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검거된 성매매 사범 107명을 대상으로 성향을 분석한 결과 2% 정도가 게임 사이트를 통해 접촉한 것으로 드러난 것. 물론 이같은 수치는 표면적인 것이다. 10대가 많은 게임업계의 특성상 실제로는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는 게 경찰측의 귀띔이다.
대구경찰청 청소년계의 서태하(53) 계장은 “게임 사이트의 경우 청소년들의 접속이 많기 때문에 원조교제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폐쇄성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
서울경창청 기동수사대도 최근 비밀리에 내사에 착수했다. 기동수사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게임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의 성매매가 발각될 경우 엄중히 단속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처럼 온라인 게임 사이트를 통한 성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면서 업계가 바짝 긴장했다. 여차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주 계층이 청소년이 많다”며 “이같은 내용이 공론화될 경우 매출 감소는 물론 수사기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빛을 감추지 못했다.
게임 사이트를 통한 성매매도 문제지만 ‘패륜게임’도 업계의 골치다. 패륜게임은 살인과 강간 등 변태성욕적인 주제를 다룬 일본산 컴퓨터 게임. 대표적인 것으로 일루션소프트사가 제작해 게이머들의 인기를 모았던 ‘미행’ 시리즈. 이 게임은 여주인공 5명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해 들키지 않고 목적지까지 미행에 성공하면 강간을 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동급생’ ‘감금’ 등 근친상간, 감금, 강간 등 변태적 내용을 담은 내용들이 와레즈사이트를 통해 급속히 유포되고 있어 업계가 골치를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최근 ‘컴퓨터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패륜게임의 위해성을 경고했다. 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의 경우 청소년들에게 따라하기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중순 인터넷에서 알게된 패륜게임을 실험하기 위해 친구의 누나를 성폭행한 두 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친구와 공모해 누나를 번갈아 성폭행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의 게임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청소년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위원회측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컴퓨터 게임 등급분류 결과에 따른 차별적 접근, ▲등급 분류시 연령 뿐 아니라 개임의 내용 표시 의무제 도입, ▲패치파일에 대한 대책 강구, ▲PC방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 등을 내세웠다.

<이석 프리랜서>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