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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쫓는 퍼즐게임 ‘천태만상’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2.10.1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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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라인 등 모바일메신저와 연계 필수 … 부모세대 아우르는 게임성, 인맥 간 경쟁요소 관건


‘누님 하트 좀 주세요’, ‘OOO님이 하트 1개를 보냈습니다.’요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 목격하는 문자다. 하트는 퍼즐게임인‘애니팡’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아이템으로 이 게임의 하루 접속자가 1,0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대한민국 인구수가 5,000만 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민 다섯의 한 명 꼴로 ‘애니팡’을 플레이한다는 소리다.


그 뿐이 아니다. 최근 ‘애니팡’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흡사한 룰을 가진 ‘캔디팡’, ‘보석팡’ 등 이른바 팡류 게임들이 줄지어 출시됐다. 아류작이라고 무시할 일이 아니다. 후발 주자인 ‘캔디팡’의 경우 ‘애니팡’의 다섯 배에 이르는 속도로 유저풀을 확보, 하루에 100만 명의 가입자들을 추가로 유입시키고 있다.


게임의 룰도 단순하다. 같은 색상의 블록을 3개 이상 연결시키면 ‘팡’하고 터져나가는 것이다. 도대체 이 게임이 무엇이기에 대한민국 게임판을 뒤집어 놓은 것일까. 본지는 팡 게임의 신드롬을 분석, 해당 장르의 인기요인과 지속성을 전망해봤다.



[한 핏줄 게임 다수 등장]
퍼즐게임 신드롬은 소위 ‘팡’이라는 돌림자 게임들로 대변된다. 최근 종전의 히트를 기록한 ‘애니팡’을 필두로 ‘캔디팡’, ‘보석팡’ 등의 스마트폰용 퍼즐게임이 크게 히트치고 있는 까닭이다. 먼저 선데이토즈가 개발한‘애니팡’은 지난 7월 30일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를 개시, 출시 40일 만에 1,200만 명의 회원을 돌파한 후 50일 만에 1,700만 명의 회원 수를 기록했다.


하루 접속자 수 1,000만 명, 최고 동시접속자 수 200만 명, 누적 매출이 100억 원으로 추정되는 등 스마트폰 게임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도 무리없어 보인다. ‘애니팡’흥행 계보를 잇는 ‘캔디팡’의 인기도 볼 만하다. 9월 25일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이 게임은 1주일 만에 다운로드 600만 건을 기록하는가 하면, 출시 열흘을 채운 10월 5일에는 800만 건을 경신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계산대로라면 해당 게임의 유저들이 하루만에 100만 명씩 증가하는 셈이다. 특히 ‘캔디팡’의 경우 ‘애니팡’과 달리 현재 구글플레이에만 서비스 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애플 앱스토어 서비스가 개시되면 ‘애니팡’의 자리를 꿰차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들리는 중이다. 팡 게임 신드롬에 합류한 ‘보석팡’의 동향도 볼 만하다.


바른손크리에이티브가 출시한 이 게임은 7월 말 쥬얼크래쉬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으나 9월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 인기가 급증했다. 실제로 ‘보석팡’은 지난 9월 아이폰 앱스토어에 출시 후 1주일 만에 기습적으로 애플 앱스토어에 1위를 기록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팡류 게임들의 인기가 고공행진하면서, 먼저 출시됐던 게임들이 늦깎이 인기를 맛보는 경우도 늘어났다.


넥슨은 페이스북용 소셜게임인 ‘주 인베이전’을 스마트폰 버전인 ‘퍼즐주주’로 제작, 지난 10월 4일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출시해 순항시키는 한편, NHN 한게임의 ‘체인지팡팡’역시 지난 1월 출시 후 큰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팡 게임 신드롬에 힘입어 뒤늦게 빛을 본 경우다.



▲ 최근 등장한 애니팡, 캔디팡 등 퍼즐게임은 1,000만명에 가까운 하루 접속자수를 나타내면서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라인, 카톡과 동맹 필수]
전문가들은 종전에 없던 퍼즐게임의 인기는 모바일 메신저들의 게임사업 진출이 도화선이 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게임업계에서 이러한 퍼즐게임들은 카카오톡(카카오)과 라인(NHN재팬)과의 결탁이 필수적인 사안으로 떠올랐다. ‘애니팡’, ‘캔디팡’, ‘보석팡’ 등 팡류 게임 대다수가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된다는 점이 공통되며, 해외에서 대성공을 거둔 퍼즐 ‘라인버즐’역시 NHN재팬의 모바일메신저‘라인’의 네트워크 힘으로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퍼즐게임의 인기는 모바일메신저에 등록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데서 그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며 “카카오톡에 연계된 지인과의 경쟁과 협업, 그 중에서도 친구들과 자신의 순위가 뒤바뀔 때마다 발생되는 미묘한 경쟁 심리가 핵심재미로 통하는 만큼 지인들과의 네트워크 연결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가령 최근까지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 시장에서 농장류의 SNG가 흥행했던 이유가 페이스북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삼았던 사실처럼, 카카오톡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팡류 신드롬의 지속성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부정적이다. 일단 최근 히트친 ‘애니팡’의 인기가 3개월이 지나면서 동종의 신작 퍼즐게임에 빠르게 분산되고 있으며, 흡사한 룰을 가진 게임의 가짓수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유저들의 이탈현상이 빠르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라인,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와의 연계가 흥행의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최근 출시되고 있는 대다수의 퍼즐게임은 그래픽과 손맛 등의 세세한 재미는 다르지만, 특정 블록(오브젝트)을 정렬시키거나, 같은 블록을 찾아 터치하는 식의 게임의 룰이 일맥상통하는 만큼 단일게임이 장기적인 인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의 룰이 단순한 만큼, 제작 과정이 짧다는 것도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정 게임이 론칭되고나면, 해당 게임과 흡사한 작품이 단기간 빠르게 양산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다. 한 업계 종사자는 “퍼즐류의 게임은 기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그 로직만 따져 보았을 때 2주 안에 개발 가능한 구조”라며 “이는 곧 양산형 게임을 개발하기도 쉽기 때문에 이 시장의 파이를 빠르게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세대 노린 고전게임, SNG 확대 전망]
결국 전문가들은 시류에 따라 퍼즐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다음세대가 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할 때라고 보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는 팡 신드롬의 주춧돌이 된 모바일 메신저의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한다. 현재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에 등록되는 것이 게임의 흥행을 좌우할 정도로 생태계가 변화됐다.


그만큼 일단 대형 모바일메신저사가 원하는 조건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A사 대표는 “사실 요즘 카카오톡에 게임을 입점시키려는 모바일게임사들이 줄을 서고 있는 상태”라며 “그 중에서도 플랫폼에 드는 게임은 손에 꼽히지만, 이를 뚫기 위해서는 카카오톡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한 네트워크 콘텐츠, 그 중에서도 경쟁과 협업을 강조한 콘텐츠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게임성이 통일되는 퍼즐게임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아울러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기존에 게임을 하지 않던 사용자들을 게임유저로 확대해 흥행을 높인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퍼즐게임으로 게임에 입문한 어머니, 아버지 세대까지 즐길 수 있는 쉽고 단순한 형태의 장르가 향후에도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스마트폰 앱장터에 서비스되고 있는 농장류의 SNG들도 모바일 메신저에서 충분히 인기 끌 수 있을 만한 게임이고 흥행성도 이미 보장됐다”며 “다만 모바일메신저 사용자가 기존 스마트폰 게임유저보다 라이트한 성향을 지닌 만큼 기존에 출시됐던 게임이라 할지라도 그래픽에서도 더욱 단순하고, 조작이나 룰도 쉬워진 게임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존 팡류의 게임의 경우 고전게임 ‘헥사’와 흡사한 룰로 개발, 추억을 자극했다는 점이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게임을 활용,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전략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한 전문가는 “과거 오락실에서 플레이해봄직한 게임을 스마트폰에 특화시켜 개발한 후, 다시 모바일메신저 사용자들의 경쟁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더해진다면, 팡류 게임을 위협할 만한 게임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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