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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한 동거는 계속돼야 한다

  • 소성렬 편집국장 hisabisa@kyunghyang.com
  • 입력 2004.12.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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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자동차 회사들이 12월에도 갖가지 특별판매 조건을 내걸고 고객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할인 폭도 전달보다 더 늘려, 판촉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기아자동차는 이달 한달 동안 ‘송년 고객사은 행사’를 열고, 기아차 구입 고객 전원에게 김치냉장고 할인권을 주기로 했다. 특히 일부 차종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겐 전달보다 할인 혜택을 더 줄 계획이다. 오피러스의 경우 50만원을 더 얹어 100만원을 유류지원비로 주고, 쎄라토 구입 고객에게는 30만원을 추가해 8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상은 어느 일간지에 게재된 경제 관련 기사의 일부분이다. 생뚱맞게 웬 자동차 이야기. 국내 경기가 최악인 현 상황을 설명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예로 든 것이다.

게임업계도 경기가 최악인 것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국내에서 그나마 수익이 발생하는 몇몇업체를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들은 하루 하루 생계를 어떻게 이어갈지를 고민하고 있다. 각종 투자 자금은 씨가 마른지 오래다. 그나마 일반 투자자들이 가뭄에 콩 나듯 투자를 해왔던 자본금도 회수를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게임=대박’이라는 등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자본 논리에 의해 게임의 흥행여부가 결정 난다는 것을 일반 투자자들이 알기 시작했다는 것도 이유이다. 어떤 창업투자 회사는 모 개발사의 게임에 개발비를 투자해 놓고 수익을 기대하기는커녕 원금도 회수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상장사의 주식을 사고 대박을 기대했으나 전혀 수익률이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원금을 까먹는 상황이다”며 “게임이 돈이 된다는 사실은 언론이 만들어낸 이야기 아니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

경기가 바닥으로 갈 때까지 갔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가뜩이나 힘든 게임업계를 더욱 움추려들게 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가 위축됐다고 마케팅비용이 아깝다고 언제까지고 경기 불황만을 탓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럴 때 일수록 공격적인 경영과 남들이 생각지 못했던 마케팅 기획으로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게임업체들이 음료, 주류, 제과 및 화장품 업체들과 손잡고 공동마케팅을 벌이는 등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일견 게임 업체와 전혀 생소한 소비재 업체들과의 마케팅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몇몇 게임 개발사들은 경기침체로 갈수록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 위해 어울리지 않은 동거를 선택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플레이스테이션2(PS2)용 ‘마그나카르타 : 진홍의 성흔(마그나카르타)’의 마케팅을 위해 한국코카-콜라와 손잡았다. SCEK는 코크플레이닷컴(CokePlay.com)에 ‘마그나카르타’와 코카콜라를 소재로 한 미니게임을 선보일 뿐 아니라 코카콜라 캔에다 ‘마그나카르타’의 게임 캐릭터를 그려 넣었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 게임업체 CCR도 하이트맥주와 ‘윈-윈’마케팅에 들어갔다.

오는 31일까지소비자들이 ‘RF온라인’이 그려진 캔맥주의 8자리 인증번호를 하이트맥주 홈페이지(www.hite.com)에 등록하면 1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한다. 손오공은 화장품 업체인 태평양을 등에 업었다. 이 회사는 휴대용 엔터테인먼트 플레이어 ‘조디악’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태평양 남성용 화장품 ‘미래파 액티오 멀티 플루이드’를 주고 있다.

게임업계 메이저라고 예외가 아니다. NHN은 영화 알렉산더와 공동으로 온라인게임 아크로드에서 ‘아크로드 절대영웅’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22일까지 3주간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플래시 게임인 ‘아크로드 Magic Power’와 ‘알렉산더 Switch’을 즐기며, 게임 미션을 완성한 유저들에게 영화 알렉산더시사회 초대권을 줄 계획이다. 생뚱맞지만 살아남기 위한 동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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