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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게임 사업철수와 반면교사(反面敎師)

  • 소성렬 국장 hisabisa@kyunghyang.com
  • 입력 2005.01.1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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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리한다 안한다 말이 많던 다음게임이 사실상 정리 단계에 들어 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게임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게임 사업 부문을 강화하면서 만들어진 사내 벤처형태의 기업체로 시작됐다.

다음은 지난 2002년 의욕적으로 게임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게임업체와 단순히 콘텐츠를 제휴하는 식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해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큰 실적을 내지 못했었다.

다음과 제휴한 게임업체들도 기대와는 달리 다음이 게임사업분야의 노하우가 아직 미비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이 부족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일부 게임 회사들은 다음과 맺은 제휴를 도중에 무산시키기도 했다. 특히 다음의 조직비대화에 따른 느린 의사 결정과정은 게임사업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 왔다.

다음게임의 김재형 대표는 본지 71호(2003년 04월 29일) 와이드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업계에서 지적하곤 했던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면서 “다음게임의 독립이 마무리된 지금은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하는 한편 우수한 게임발굴에도 직접 뛰어들어 다음이 게임으로 수익을 창출해 내도록 하는데 일조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앞으로 계약을 체결한 뒤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는 수동적인 퍼블리싱은 지양할 생각이다”면서 “게임사업을 하는 업체로서는 후발이지만 게임업체와 다음게임이 윈윈할 수 있는 발전적인 퍼블리싱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었다.

그런가 하면 2003년 10월 말에는 콘솔게임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었다. 다음게임은 ‘다음게임/취업 분사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과 함께 해외 업체와 공동으로 콘솔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의 이런 공언에도 불구하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최근 게임사업부분을 축소하면서 개발과 기획부분을 사실상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내벤처로 있다 지난해 10월 분사한 다음게임을 지난 12월 13일 계열사에서 제외, 분사 1년여만에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다음은 현재 게임부분의 인원 중 운영과 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을 남기고 개발, 기획 등 핵심 인력들을 정리했다. 다음 사이트에 있는 게임의 운영과 유지만 하고 적극적인 게임사업 의지는 사실상 접은 셈이다.

참고로 지난해 다음이 게임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다음게임을 분사하면서 투자한 금액은 40억원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는 게임사업을 벌이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이 ‘적은 돈’으로 재미를 보려다 자멸한 것 아니냐는 이같은 지적은 두고두고 되새겨 볼 일이다.

모든게 계획대로 될 수는 없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플랜을 짜고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 시행착오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되지도 않을 사업이면 처음부터 일을 벌리지 말았어야 옳다. 특히 퍼블리셔를 자임하는 포털들의 경우 애써 개발해 놓은 게임을 부러 망쳐 놓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올해는 다음게임의 사업 철수를 반면교사 삼아 똑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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