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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파괴만이 살 길이다

  • 소성렬 국장 hisabisa@kyunghyang.com
  • 입력 2005.03.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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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은 지난 80년 영국의 ‘바틀 드롭스(Bartle Trubshaw)’가 처음으로 텍스트 머드 게임을 선보인 게 효시라고 알려져 있다. 이후 영국의 알랜 콕스(Alan Cox)가 ‘Abe MUD’를 개발, 서비스하며 일반에 널리 알려 지게 되었다.

국산 온라인 게임의 효시는 무엇일까. 지난 93년 드림웍스사에 의해 개발된 텍스트 머드 게임 ‘쥬라기 공원’을 들 수 있다. 그 후 온라인 게임은 96년 4월 넥슨이 출시한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그래픽을 이용한 온라인 게임으로 변화하였고 시장의 가능성을 인지한 참여 업체들에 의해 타이틀 수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그런데 그동안 국내 온라인게임은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가 주류를 이뤘었다. ‘리니지’, ‘뮤’, ‘RF 온라인’ ‘라그나로크’ 등 국내에서 개발돼 흥행에 성공한 게임들의 장르는 하나같이 MMORPG이었다. 마치 MMORPG가 아니면 게임이 아니기라도 하듯 개발사는 MMORPG를 염두해 두고 게임을 개발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들은 ‘리니지’와 ‘뮤’를 넘어설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해야 했다. 2년전 어느 업계의 CEO와 했던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도대체 어떤게임을 개발해야 성공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우문에 “장르파괴의 게임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라”는 현답을 한적이 있다.

당시 그 CEO는 “국내 유저들 사이에 MMORPG가 아니면 먹히지 않는다”면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MMORPG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불행 중 다행일까. 요즘 국민게임으로 칭송(?)받는 게임은 ‘카트라이더’라는 레이싱게임이다. 또 스포츠게임의 새로운 장르를 연 ‘팡야’도 장르파괴의 선봉에 섰다.

이들 게임은 장르파괴 시도가 결코 무모한 짓이 아니라는 것과 돈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더 이상 MMORPG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FPS(1인칭슈팅)게임들과 쏟아지는 캐주얼게임들 또한 MMORPG가 꼭 아니어도 좋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이 가는 곳만을 찾아 길을 가다보면 사업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야구에서 꼭 홈런을 잘 치는 선수만 연봉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안타를 조금씩 자주 쳐 타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홈런한방 치겠다며 1년을 허송 세월 하는 것보다는 안타를 여러번 쳐서 장타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훨씬 더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장르파괴의 시도는 자연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이윤 창출이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열심히 일한 당신은 1개의 MMORPG만 개발한 개발사의 이미지가 굳어지는 회사의 CEO가 될 것인가, 아니면 꾸준히 수익으로 이어지는 여러 형식의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개발사 CEO가 될 것인가. 선택은 당신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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