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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장관의 격려사가 던진 화두

  • 소성렬 국장 hisabisa@kyunghyang.com
  • 입력 2005.04.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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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신배)는 지난 7일 프로게이머와 e스포츠 관계자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기 협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지난 7일과 8일 언론들은 2기 협회 출범식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앞으로 프로게이머들도 프로축구나 프로농구 선수처럼 군생활을 하면서도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무슨 이야기인가 들어봤더니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격려사를 통해 이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e스포츠 협회 명예 회장직을 맡게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오늘이 한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임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자리로 기록될 것이다. e스포츠 분야 활성화를 위해 400여 프로게이머들의 숙원인 상무에 e스포츠 팀을 발족하는 방안을 국무회의에서 논의토록 건의하겠다” 자리에 참석한 프로게이머와 e스포츠 관계자들은 정 장관의 이같은 격려사에 마치 화답을 하기라도 하듯 박수갈채를 보냈다.

e스포츠 게임단을 상무에 만들겠다는 발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연말과 연초에도 국군 상무에 국군게임단을 창설 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자 문화관광부는 국정브리핑을 통해 ‘최근 일부 인터넷 사이트와 언론의 「문화관광부의 프로게이머 병역특례 추진」과 관련하여 이를 검토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화부는 또 ‘게임단 창단을 검토하거나 관련부처와 협의한 일이 없다’고 입장을 정리 발표했다.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 장관은 “e스포츠 프로선수들이 나이가 들면서 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며 이같은 말의 배경을 설명했다. 충분히 환영할만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문화부는 검토하거나 협의한 일이 없다고 하고 정 장관은 적극 검토를 하겠다고 하니 어느쪽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릴 뿐이다. 정치 관련 행사장도 아니고 e스포츠 관련 협회의 출범식에서 단순이 선심성 정책을 나열 할리도 없고 무슨 속내가 있어 보인다고 해도 그리 쉽게 결정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정 장관은 이날 또 게임을 통한 남북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남북 청소년들의 게임 교류를 위해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남북 청소년 고구려 게임대회’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 궁금했다. 어떤 식으로 어떻게 게임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건지 2005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쪽에 연락을 취해 알아봤다. 기념사업회 쪽은 “언론 보도를 통해 들었는데 무슨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정치인이 하는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다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많은 경험을 했다. 국군게임단 창설이든, 고구려게임 대회든 무슨 정책적인 비전을 가지고 제시했다면 우리는 정 장관의 발언을 환영한다. 그러나 격려사의 말 그대로 격려 차원에서 아무 생각 없이 한말이라면 e스포츠 관계자들의 실망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면 말고식의 선심성 정책 비전 제시라면 차라리 안하느니 못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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