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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유형

  • 소성렬 국장 hisabisa@kyunghyang.com
  • 입력 2005.06.2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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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수장은 누가 뭐래도 CEO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CEO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 회사 사장님은요” 라고 시작하는 이야기가 처음엔 칭찬일색으로 가다가 나중엔 단점도 이야기를 하곤 한다. 물론 단점을 말하게 하려고 하는 유도신문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누가 자신의 회사 CEO의 단점을 이야기하겠는가.

세상엔 참 여러 유형의 사람이 있다. 마찬가지로 CEO들도 여러 유형의 CEO가 있을 수밖에 없다. CEO의 유형을 정리해보자. 크게 4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독재형 CEO다. 자기 자신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유형이다. ‘모든 회사 일은 상의 없이 나 홀로 결정한다’. ‘누가 감히 나에게 도전을 할 것인가.’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은 아니지만 업계에는 독재형 CEO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 이런 회사는 사람들이 자주 바뀐다는 특징이 있다.

다음은 황제형 CEO다. 참모들 중심으로 회사가 움직인다. 그러나 모든 참모들을 신뢰하지는 않는다. 수족으로 부릴 수 있는 참모들만의 의견을 듣는다. 당연히 내외부의 사정에 대해 밝지 못하다.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 황제의 신뢰를 받는 참모들은 그의 귀와 입을 막는다. ‘별로 신경 쓸거 없사옵니다. 다 우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황제형 CEO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

다음은 대통령 CEO다. 나름대로 모든 일을 각 팀에 맡기는 스타일이다. 일종의 내각에게 책임을 맡기는 유형이다. 팀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함께 주고 그들의 일 처리를 뒤에서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전면에 나서기를 싫어해 대내외적인 활동을 자제한다. 얼굴 한번 볼려면 정말 힘이 드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자신을 신(神)이라고 생각하는 CEO의 유형이 있다. 남들이 신이라고 불러줘서 그런지 아님 자신이 정말 신이라고 생각을 해서인지 모든 면에서 전지전능하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자신은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회사를 경영하는 스타일이다. ‘에이 세상에 그런 CEO가 어딨어’ 할지 모른다. 그러나 다년간 업계관계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건 분명 이런 CEO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CEO들이 마치 형님이나 혹은 아버지 같은 존재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 뜻대로 내가 원하는 유형의 CEO가 있는 회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개발사를 가보면 어떤 유형의 CEO냐에 따라 회사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정말 열심히 회사를 위해 일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는가 하면 반면 대충 하루하루 분위기만 맞춰 가며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둔 개발사도 있다.

이런 회사일수록 언제 어떻게 잘릴지 모르는데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들이 팽배하다. 이런 이야기를 CEO들이 들으면 ‘CEO의 유형이 어떠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CEO의 마인드에 따라 회사 분위기가 달라 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과연 나는 어떤 유형의 CEO인가 한번쯤은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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