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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인터넷 중독’ 치료효과 볼 수 있을까?

  • 소성렬 국장 hisabisa@kyunghyang.com
  • 입력 2005.09.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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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청소년 인터넷 중독을 이대로 지켜볼 수 없다’며 칼을 빼들었다.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위원회(위원장 최영희)는 청소년 인터넷 중독 혹은 게임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중증 인터넷 중독 청소년들을 위한 전국적 치료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청소년위는 청소년 인터넷 중독 치료 사업의 일환으로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와 함께 지역별 치료·재활 의료기관을 선정, 인터넷 중독 청소년들이 손쉽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하고 지난 14일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사업 출범식과 현판식을 가졌다.

서울대학교병원 성상철 원장 등 각 지역 병원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최영희 위원장은 “이 사업은 자녀들의 인터넷 중독으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사업”이라며 “도움을 원하는 부모들에게 전문가들을 안내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들 통해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청소년위측에 따르면 2008년 완료 예정인 이번 사업은 ▲1단계 : 인터넷 중독 치료 매뉴얼과 프로그램 개발 ▲2단계 : 전문의 보수교육과 교육이수 병·의원에 대한 인증 ▲3단계 : 교육과 병원인증 확대 ▲4단계 : 전국적 인터넷중독 치료·재활 기반 구축 등 4단계로 추진된다. 청소년위측은 치료병원 네트워크 구축은 일단 서울시 1구 1병원 지정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차츰 전국 6대 광역시, 기초자치 단체로까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서울지역 4대 권역별 대학병원(중앙대,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을 중심으로 개인, 가족, 청소년 집단, 공존질환 등 증상에 따른 영역별 치료모델을 개발하고 각 권역별 2개 개업의를 선정해 대학병원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청소년위의 이같은 ‘청소년 인터넷 중독’ 치료 사업 계획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국 시도단위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2007년부터는 인터넷 중독 청소년들의 치료가 보다 손쉽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고 전망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과연 얼만큼의 치료효과를 가져올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이나 게임 중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인터넷이나 게임에 접속하는 모든 청소년들이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은 ‘하지 말라’고 하면 더욱 하고 싶어하는 오기가 발동한다. 프로그램 개발과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하지만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학부모들이 인터넷과 게임에 대한 바른 이해를 먼저 하는 것이다. 정작 청소년들이 중독 증세를 보일 만큼 열광적인 인터넷이나 게임에 대해 모르는 부모들일수록 인터넷이나 게임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선입견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식의 억압이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의 자녀들을 양산해 내는 것은 아닐까 반성해 봐야 한다.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보다는 엄마 아빠를 위한 ‘인터넷 혹은 게임 바로 알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동안 전혀 대화가 통하지 않던 엄마 아빠와 대화가 가능하다면 굳이 병원까지 가서 상담 받을 필요가 있을까? 모든 일에는 선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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