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WCG 2002 취재를 마치면서···

  • 김수연
  • 입력 2002.11.11 18:3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0월 28일부터 일주일간 펼쳐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월드사이버게임즈(WCG)가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폐막됐다. 작년 WCG 2001은 운영상의 문제와 세계대회라는 구색 맞추기를 위해 거액을 쏟아 부어 외국 선수 모셔오기를 감행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심지어 WCG 참가를 위해 불과 몇 일전에 게임을 시작했다는 외국 선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WCG 2002는? 우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엄청난 지원을 통해 해외 언론 기자들을 유치한 WCG는 외신기자는 물론 선수들에게까지 극진한 대접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연일 ‘해외 열기가 뜨겁다’는 말로 WCG 2002의 성공을 알리는데 노력을 했다. 하지만 정작 국내 반응은 냉랭하기 짝이 없다. 20만명의 관람객을 예상했으나 겨우 5천여명 정도가 대전 엑스포 과학 공원을 다녀가 행사장 분위기는 갑자기 불어닥친 초겨울 강추위만큼이나 차가웠다.

WCG를 운영하는 ICM 측에 대한 국내 언론 및 관계자들의 시선도 칼날처럼 날카롭다. ICM은 “WCG 2001에서 20억 이상 적자를 본 사례를 들어 올해는 최소한의 비용을 투자하다보니 국내 홍보를 제대로 못했다”고 변명한다.

하지만 행사 기간동안 숙식을 제외하고 자비로 WCG에 참가했다는 외신 기자들과 선수들은 입국장에서부터 이미 후원사 로고가 찍힌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가늠케 했다.

160명에 이르는 외신기자들에게는 호텔방에 식사까지 제공하면서 게이머나 감독들로 구성된 국내심판들은 난방도 안되고 수돗물조차 제대로 안나오는 곳에 몰아 넣었다. 이밖에 협찬사들도 ICM 측의 비협조적인 부분에 있어 불만의 소리가 높다.

행사를 한 달 남겨두고 부랴부랴 주관 방송사로 낙점된 겜TV의 경우, 컨텐츠 부족으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대책 없는 ICM의 비협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촬영을 진행,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게 됐다.

이번 WCG 2002는 e-스포츠를 통해 전 인류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후원사의 홍보수단일 뿐이라는 비난의 여론도 거세다. 돈 몇 푼 아끼느라 국내 인심을 다 잃은 ICM은 이젠 국내외의 상반된 대회 평가로 울고 웃을 일만 남았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