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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활동자금 수입처가 된 '리니지'

  • 지봉철
  • 입력 2002.06.0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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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총 난사사건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던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이번엔 폭력조직의 활동자금 수입처로 이용된 웃지못할 사건이 터졌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5일 조직자금마련을 위해 10대 청소년에게 인터넷 게임을 시켰다가 사이버머니를 잃자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로 전모(20.무직.부산 사하구 신평동)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 등은 폭력조직 `’서면파’ 추종세력으로 자금마련을 위해 이달초 하모(15.학생)군 등 2명에게 `’리니지’란 인터넷 게임을 통해 사이버머니 1억원(시가 1천만원 상당)을 모으면 한달에 40만원씩 주겠다고 유혹해 게임을 시켰다가 하군 등이 오히려 게임아이템인 시가 200만원 상당의 아덴을 잃자 `’아이템을 사오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며 수차례 폭행한 혐의다.
흔히 폭력조직의 활동자금은 유흥업소나 사채업이 주 소득원이라는 일반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은 어떻게 보면 황당한 사건이지만, 이 사건은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심각한 반성을 요구하는 한 예다. 게임이 폭력조직의 소득원이 됐다는 것은 그만큼 손쉽게 불법적인 돈을 게임내에서 거둬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은 현재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PK(Player Killing)나 현금거래가 게이머들의 인식의 문제가 아닌 게임내 시스템의 문제라는 뜻이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리니지 관련범죄들이 〈엔씨소프트〉에서 말하듯이 일부 청소년들이나 덜 성숙한 인격체들이 저지르는 사고가 아니라 너무나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사회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아직도 이러한 사회적 인식을 공감하지 못한채 사회적 공익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개탄스럽다.
PK든 아이템 현금거래든 〈엔씨소프트〉가 게임 시스템을 수정해 스스로 막아보겠다고 나선다면 모든 문제는 자연스럽게 풀린다. 이윤추구가 기업의 목표라곤 하지만 폭력조직의 자금원이 된 게임을 그것도 어린이와 청소년을 범죄자로 내몰고 있는 게임을 아무런 조치없이 방치한다는 것은 기업윤리에도 벗어나는 일이다.
지난해 1년동안 적발된 게임관련 사건은 무려 1만5천2백26건.올해는 4월까지만 1만3백11건으로 벌써 지난 한해동안의 범죄 수에 육박하고 있다. 이가운데 60%가 ‘리니지’와 관련된 사기, 폭행, 해킹 등의 범죄다. 세계 유례없는 범죄온상이 된 ‘리니지’를 〈엔씨소프트〉가 이윤추구를 위해 그대로 방치한다면 사회적 공익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돈벌이를 위해 기업윤리를 스스로 저버린 회사를 정부가 보호해 줄 이유는 없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과도한 규제를 말라는 〈엔씨소프트〉의 입장은 아직도 눈앞에 돈벌이에만 급급한 ‘어불성설, 무식의 소치’다. 미국에서 리니지가 PK 때문에 왜 지적을 받았었는지 〈엔씨소프트〉에게 묻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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