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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부와 정통부의 싸움을 보면서

  • 소성렬
  • 입력 2002.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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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 그러나 물건은 하나 뿐이다. 물건을 가지려고 하는 사람은 둘이다. 문제다. 어느 한쪽은 포기해야 한다. 누가 포기 할 것인가. 서로 싸운다. 물건의 중요성을 놓고 볼 때 포기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싸우다 보면 결국 욕을 얻어먹는 것은 물건을 탐내는 당사자들이다. 최근 정보통신부(정통부) 산하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KESA 회장 박영화)가 국내 온라인게임과 PC게임 개발사들을 중심으로 온라인게임협의회(가칭)를 오는 28일 발족한다고 발표하자 문화관광부(문광부)가 "지난해 재정경제부에 의해 게임을 둘러싼 '부처간 업무 조정안'과 달리 업무 영역을 침해한 행위다"며 반발하며 나섰다.
하지만 정통부는 "이번 협의회 설립은 '업무 조정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협의회 설립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보이고 있다. KESA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이 설립되는 협의회는 엔씨소프트, CCR, 넥슨 등 국내 온라인게임을 선도하는 개발사들이 참여를 하며 한빛소프트, 판타그램, 소프트맥스, 태울엔터테인먼트 등 PC게임 개발사와 유통사들도 참여하는 등 메이저급 게임 개발사들은 거의 다 참여를 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례적으로 그동안 게임관련 단체나 협회 활동을 피해왔던 점과 달리 회장단을 자처하고 나섰다. 메이저 게임 개발사들의 이런 행보를 두고 문광부의 김갑수 게임음반과장은 "게임산업 개발원 등 게임산업에 대해 지원할 기구가 있고 게임 콘텐츠 부분을 문화부가 주관키로 업무 조정안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정통부가 게임관련 협의회를 굳이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쾌해 했다. 그러나 정통부는 "문화부가 이의를 제기하면 협의는 해보겠지만 협의회 설립은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강한 애착을 나타내고 있다. 부처간 주무부처가 되겠다고 한치의 양보도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처간 눈치를 보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면서 "재경부에 의해 '업무 조정안'이 발표된 만큼 이에 따라 양보 할 부분은 양보했음 좋겠다"고 조언을 했다. 자칫 잘못 하다가는 업계로부터 욕을 먹을 수 있는 대상이 양 부처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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