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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성프로게이머 설자리가 없다!

  • 김수연
  • 입력 2002.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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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은 여성프로게이머들의 전성기였다. 프로게임리그가 활성화 조짐을 보이면서 우후죽순처럼 게임단들이 생겨나고 기업들은 홍보를 위한 상품화 가치로 여성 프로게이머들을 대거 기용했다.
연예인 못지 않은 치장과 몸매가 드러나는 유니폼을 입힌 뒤 리그에 등장시킨 여성게이머들은 한동안 프로게임계의 꽃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심지어 게임을 전혀 모르는 모델 출신의 여성을 훈련시켜 프로게임계에 들여놓는 사례들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여성 프로게이머를 상품화 시키고자하는 기업들과 리그 관계자들의 얄팍한 ‘장사속’ 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여성게이머가 리그나 게임단의 ‘인형노릇’을 했다고는 볼 수 없다. 게임도 잘하고 미모도 받쳐주는 ‘금상첨화형’의 성공 사례도 있다. 반면, 실력에 상관없이 외모가 뒤진다는 이유로 소속사를 잡지 못하는 비운의 게이머들도 부기지수였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생겨나기 시작할 무렵,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 길을 걷고 있었고 이후,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게임을 배웠다. 그리고 ‘여자니까 이 정도면 되지’라는 식으로 여성 게이머 수를 늘려갔다.
이에 여성전이 생겨나면서 남성전과 더불어 호황을 누리는가 싶더니 같은 리그라 할지라도 여성전은 남성전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상금을 받는 등 부당한 대우를 감수해야만 했다. 여성전은 경기 내용에 상관없이 한낱 눈요깃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어 남녀 실력차를 들먹이고 나서는 것도 모자라 ‘남녀혼합전’을 등장시켜 여성게이머는 출전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을 주었다.
분명 남성과 여성은 실력차가 난다. 전문가들은 여성이 ‘공간 지각력’이 남성보다 떨어진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여성을 끼워넣는 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e-스포츠를 표방하고 나선 프로게임리그가 프로 골프 방식을 많이 도입했던 걸로 안다.
타이거우즈와 박세리는 프로골퍼다. 하지만 성(性)이 다른 이 두 프로가 혼합 경기를 치르지는 않는다. 국내 여성게임리그는 상금을 깎아 내리고, 남녀 혼합전을 내세워 여성전을 폐지시키고 게임리그를 기획하는데 있어 ‘하자’가 아니라 ‘해준다’는 식의 횡포 아닌 횡포가 자행돼 현재 10여명만이 근근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간혹 남성 못지 않은 실력으로 주목받던 게이머들도 열악한 여성리그의 벽을 깨지 못하고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여자도 남자만큼 하면 될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국내프로게임리그가 남성 위주로 편중되어 있다는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게임’이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듯 여성 리그도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하며 여성 프로게이머들도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방송사들도 상업성에만 연연하지 말고 프로 게임 발전을 위해 보다 효율적인 리그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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