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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 없는 게임 수입은 '매국행위'

  • 지봉철
  • 입력 2002.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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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일본산 플레이스테이션2(이하 플스2)용 타이틀에 대한 무분별한 국내 출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근 영등위가 코코캡콤이 심의를 신청한 플스2용 타이틀 '귀무자2'에 '심의물 보류' 판정을 내린 것. 보류 판정은 사실상의 사용불가 판정이다. 영등위는 보류 판정 이유에 대해 "대사, 메뉴, 더빙까지 완전 일본어 게임으로 지나치게 일본어 노출이 많고 국내 사용자들을 위한 배려가 없다는 점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일본어 게임이 상당수 국내에 출시돼왔다는 점을 볼 때 영등위의 이번 판정은 조금 의아스런 대목. 이에 대해 영등위측은 "일본산 가정용 비디오 게임물은 정부의 3차 문화개방에서 제외된 품목"이라며 "지금까지 일본이 원산지가 아니거나 영문 또는 한글화한 경우, 일본어가 크게 노출되지 않은 게임에 해서는 심의를 내줬으나 이번처럼 노골적인 일본어 게임에 대해서는 당분간(추가 문화개방 이전까지) 심의를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간만에 영등위가 제구실을 한 것 같아 박수를 보낸다.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영등위의 이같은 조치로 출시일을 늦추고 추가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지만 국내 게이머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일본어 게임을 그대로 국내에 수입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게임업체들의 오만함이 빚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게임을 하지마라는 의미가 아닌이상 게이머들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은 게임업체들의 최소한의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 게이머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게 현실이다. 비단 일본어 게임뿐만 아니라 영어로 된 게임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업체들은 한글화에 소요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부러 한글화를 회피하기까지 한다. 제대로 된 한글화 작업에는 적게는 5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의 비용이 들기때문. 그러나 이같은 생각은 게임업체라면 과감히 극복해야 하는 문제다. 내용도 모르는 게임을 즐기라고 강요하는 게임업체라면 차라리 시장에서 조용히 사라져줘야 마땅하다. 대다수가 게임을 즐기는 대상이 청소년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글자막 내지 한글음성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일본어나 영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영어, 일본어로 된 게임을 출시해 팔아먹겠다면 너무나 속보이는 짓이 아니겠는가. 현재 국내에 출시된 플스2용 타이틀은 '철권', '진삼국무쌍', '웨이브랠리' 등 14종. 그러나 한글화 된 제품은 9종 정도에 불과하다. 해외 대형유통사들이 앞다투어 국내에 진출할만치 국내 게임시장은 이제 세계적으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 게임시장이 커졌다는 말이다. 이번 영등위 결정으로 이후 수입되는 플스2용 타이틀은 영문버전으로 출시되거나 한글화 작업이 진행될 전망.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행정적인 조치이전에 게임 수입업체들 스스로가 했어야할 노력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씁쓸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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