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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게임속으로 28회] ‘재미’란 도대체 무엇인가 - Ⅲ

  •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소싱팀장 김성진 harang@neowiz.com
  • 입력 2008.09.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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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회에 걸쳐 재미의 의미와 뜻에 대해 나름대로 알아보았다. 용감무쌍하게 감히 재미의 본질을 논하고 핵심적인 요소를 짚어낸다고 시도했지만 여전히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진짜 문제는 재미에 대한 학문적 논쟁이 아니라 게임으로 적용시켜 재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묘수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앞서 계속해서 언급했던 소리와 비주얼, 커뮤니티, 지식 등 재미를 이루는 네 가지 요소는 게임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소신이다. 그건 당연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해할 수 없게도 대부분의 온라인게임들은 위의 네 가지 코어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당연히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 구현된 프로젝트들에는 빠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리는 배경음악, 각종 효과음 등으로 세분화시킬 수 있는데 현재 국내 게임업계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문화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를 통틀어 우리는 소리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극히 드물고 외국의 것에만 익숙해져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어쩌면 저리도 적절한 사운드를 찾아냈을까’싶은 장면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부터 시작해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산물들의 소리와 음향을 귀에 거슬리지 않도록 만드는 작업은 여전히 요원하다. 배경음악도, 미안한 얘기지만 확실히 외국의 유명 작곡가가 창작한 멜로디와 그렇지 못한 작품은 뚜렷한 차이가 난다.
그런데 비주얼은 조금 다르다. 나라와 문화권에 의해 소비자들의 성향이 다른 까닭에 딱히 높고 낮음을 구분하기가 힘든 면이 있다. 북미와 일본, 중화풍의 스타일은 한눈에 구분이 가며 각 문화권에 속한 유저들의 눈도 제각기 달리 해석하고 있다. 게다가 시대에 따라 점수도 다르게 매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한 비주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불가능한 미션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원화를 그리는 창작가들의 숙제가 바로 세계인들이 공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래픽이 아닐까. 또 그래픽은 반드시 최고 기술이 적용된 아름다운 모습이여야만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다. 게임을 플레이함에 있어 크게 문제되지만 않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하지만 지식은 의외로 중요하다. 지식에는 유저가 몰랐던 사실과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요소가 모두 포함돼 있는데 온라인게임에서는 배경 스토리의 출발부터 제대로 짚어내야 한다. SF장르가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엄청난 사실적 기반위에 건립된 이야기가 존재해야 한다. 시작부터가 허구인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가상 세계의 모든 요소를 세밀히 만들어 놓지 않으면 어느 순간 논리의 아귀가 틀어지고 유저는 급격히 실망한다. 로봇의 관절이 움직이는 원리부터 세상을 지배하는 힘과 만물의 법칙까지, 가상 세계에서는 현실과 달라야 하고 동시에 현실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허무맹랑한 뜬구름 잡기에 그치고 만다.
판타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완벽하게 구현된 세계관에 있다. 북유럽의 전설과 신화에서 출발했으나 여러 작가를 거치면서 하나의 완성된 세계가 창조됐고 여기서 파생되기 시작했기에 판타지는 가짜가 아니라 현실과 혼동되는 가짜가 된 것이다.
또 밀리터리 장르의 인기라면 1, 2차 세계대전의 정확한 고증을 통해 이뤄진다. 현대전도 마찬가지다. 부실한 고증은 밀리터리 유저에게 재미를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레이싱게임도 차량이 달리는 사실적인 측면을 무시하면 재미의 깊이가 확실히 낮다. 이처럼 여러 가지 면에서 지식은 중요한 구실을 하며 유저가 미처 몰랐던 사실을 게임을 통해 알게 하는 부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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