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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용 MMORPG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01.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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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세계의 블로그는 1억2천만개에 달한다. 그만큼 블로그는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이라면 자신만의 블로그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왕따를 당하지 않는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가 됐다.


최근 들어 블로그가 새로운 문화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 같지만, 의외로 그 시작은 1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12월 미국에 사는 존바거 씨는 개인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매일매일 새로운 자료들을 웹페이지(webpage)에 기록(log)하기로 결심한다. 그것이 웹로그(weblog)였고, 이를 줄여서 블로그(blog)라는 명칭이 됐다고 한다. 10년동안 다양한 테마의 블로그가 무수히 많이 생겨나고 없어졌지만, 그 중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던 분야는 언론매체이었다. 신문, 방송 등의 정규 언론이 캐치해내지 못한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그것이 강력한 1인 미디어만의 파워였다. 대형 언론사를 정규 군대에 비유한다면, 블로그는 게릴라와 같은 개념인 것이다. 전쟁터와 재난 현장 등 어떠한 환경과 조건 하에서도 블로거들은 그곳의 상황을 생생하게 커버해냈다. 미국의 어느 저명한 언론인은 “블로그는 인류 역사상 지금까지 발명된 것 중에서 가장 손쉽고 간단하며, 신속한 출판 도구”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블로그는 상품의 홍보 마케팅을 비롯해 고객 확보와 인맥 관리를 위한 용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기존의 미디어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얼마 전에는 블로그에서 즐기는 MMORPG가 일본에서 등장해 화제가 됐다. 블로그와 온라인게임을 모두 즐기는 현대인과 왠지 딱 맞을 것 같은 느낌이다.


피라미드라는 회사는 플래쉬 기반의 블로그용 MMORPG ‘헬로헬로’를 최근 공개했다. 태그를 자신의 블로그에 간단하게 붙여 넣는 것만으로 누구나 MMORPG를 즐길 수 있다. MMORPG이지만 게임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시작 지점부터 시나리오 상의 목적지까지 걸어서 이동하며, 에너지가 다 떨어지면 도중에 게임이 종료된다. 필드에는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과일 아이템들이 랜덤하게 출현한다. 재밌는 것은 필드 상에서 다른 플레이어가 죽게 되면, 그 캐릭터의 해골을 이용해 자신의 에너지를 보충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모험의 행로가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아이템의 출현 빈도가 매우 낮을 뿐더러, 플래쉬로 구성되어 있지만 맵 자체도 미로처럼 복잡하기 때문이다.
MMORPG를 표방하는 만큼, 게임 플레이의 필수 구성 요소도 꽤 견고하게 준비되어 있다. 자신의 이름을 써넣고 로그인도 해야 하며, 마음에 드는 캐릭터도 선택해야 한다. 게임 내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와 채팅 등의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게임 내에서 획득한 점수로 순위도 매겨진다. 게임을 하지 않는 동안에는 메인 화면에 랭킹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또 다시 플레이하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자신의 플레이 데이터가 보존되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있을 건 다 있는 MMORPG이다. 그래서 몰입도가 더 높은 것 같다.


이 게임을 만든 회사는 ‘헬로헬로’를 자사의 네트웍 기술 연구를 위해 개발했지만, 블로그와의  결합에 의해서 큰 화제가 됐을 뿐 아니라,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기존의 MMORPG는 클라이언트의 설치와 접속에 시간이 꽤 걸린다. 또 게임 플레이 자체도 상당한 시간을 요구하는 게 사실이다. 블로그 업데이트도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MMORPG는 기존의 스타일로는 무리가 따를지도 모른다. 자신의 블로그 운영과 함께 MMORPG를 즐길 수 있는 이 게임에 그래서 더욱 주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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