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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게임속으로 93회] 과몰입 방지를 위한 적절한 대안

  • 김성진(게임평론가) harang55@gmail.com
  • 입력 2010.04.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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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어디서 시작됐느냐를 잘 지적하는 것이다. 게임 중독성, 아니 정확히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중독성을 걱정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정부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데 결국은 핵심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온라인게임 산업이 존재하는 한, 과몰입을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 분명하기도 하다. 따라서 도대체 왜 유저들은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몇날 몇일을 잠도 자지 않고 PC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지 파악해야만 한다.


첫번째 대책. 재미없게 만드는 방법이다. 한 마디로 깨끗하게 산업을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로는 강제로 서버를 닫아 버리는 방식이다. 심야 시간에는 접속 자체를 못하도록 게임회사의 서버로 통하는 길을 차단시키는 것인데 사설 서버의 폭발적인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이 또한 산업을 나락으로 이끈다.


세번째, 아이템 현금 거래를 금지시키는 일이다. 얼핏 보면 아이템 현금 거래가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갈 것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자신이 얻지 못한 아이템을 다른 유저에게 현금을 주고 산다는 행위가 일반인들은 손가락질하기 딱 좋은 상황일 것이다. 온라인게임은 가상 현실이기 때문에 영화 <아바타>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유저는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드러낸다. 사랑받고 싶고 과시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게임 아이템이 필요하다. 사회에서 외톨이로 지내지만 게임 내에서는 충분히 존경받는 대부가 될 수 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현금을 주면 쉽사리 이를 이룰 수 있는게 바로 아이템 현금 거래의 본질이다. 그리고 한번 소유한 아이템은 시세를 띠고 있어서 현금적 가치가 유지된다. 예를 들어 황금갑옷을 10만원에 구입했다면 장시간이 흘러도 10만원 수준의 가치를 계속 유지한다는 점이다. 유저들이 현금 거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아이템 거래가 되지 않고 플레이에 지장이 없는 다양한 방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가능은 하다. 하지만 첫번째 대책으로 손꼽았던 재미없는 게임이 될 여지가 매우 높아진다.


네번째로 피로도 시스템 도입이다. 피로도 시스템이란, 유저가 일정 시간 이상 플레이를 지속하면 투자한 시간에 비해 아주 적은 보상을 받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눈 좀 붙이고 야외에 나가 활동을 하는 등 좀 쉬었다가 다시 접속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효율적이라는 의미이다. 이를 변형하면 일정 시간동안 접속을 끊었다가 게임에 들어오면 보상을 2배로 주는 방안도 가능해 진다.

마지막 대책은 다양한 여가 활동의 사회적 배려이다. 숨 막힐 것 같은 사회 생활에서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달리 즐길 꺼리가 없다. 입시 지옥에 매달리고 쥐꼬리 월급에 목 메는 현실에서 여유로운 야외 활동은 그림의 떡과 다름이 없다. 그리고 과감하게 도전하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소모된다. 한가롭게 걸을 수 있는 공원이나 산책로도 턱없이 부족하고 너무 멀다. 결론적으로 가장 싸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취미이자 유흥이 바로 온라인게임인 것이다.
온라인게임의 과몰입은 대한민국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 낸 비극이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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