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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지옥

  • 안일범 기자 nant@khan.kr
  • 입력 2010.05.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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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2’ 발매 임박, 게임하이 인수설, YNK인수설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게임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NHN게임스와 웹젠이 합병을 공식 선언하고, 넥슨이 게임하이 인수 우선 협상권을 확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식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식 전문 사이트 팍스넷 기준 코스닥 업체 중 거래량이 100위권에도 채 미치지 못했던 게임하이는 우선인수 협상권이 발표 된지 하루도 되지 않아 전체 거래량 중 4위를 차지했다. ‘스타크래프트2’판권 가능성이 대두됐던 손오공도 10~50위권을 오간다.


그런데 조목조목 따져보면 최근 이슈가 된 기업 중에 빨간불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없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각 게임주들의 패턴을 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우선 뉴스가 뜨기 전에 소위 말하는 ‘주포’, 즉 기관들이 갑자기 많은 물량을 매입한다. 이 순간, 각 주식은 5%~7%가량 상승한다. 혹자들은 “이번 분기 실적이 좋아서”라거나 “발매될 게임이 좋아서”라고 이야기 하지만, 차트와 거래 상황을 보면 답은 주포들이다. 그 다음날, “거래량 급등, 실적 호조”기사와 함께 다양한 예측 기사들이 쏟아진다. 대부분 ‘희망성 대박 소재’를 이유로 기사를 리포팅하고 주주들을 들뜨게 만든다. 그날 주식은 상한가에 근접한다. 개미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엔씨소프트와 웹젠, NHN의 신화를 눈으로 경험했던 주주들은 대박을 꿈꾸며 달려든다. 그들이 곧 개미다.


그러나 그 다음날도 빨간불을 유지하는 주식은 거의 없다. 다음날 오전이면 주포들이 매각을 시작한다. 이제 소위 ‘개미핥기’차례다. ‘개미핥기’는 오전 장에 사고 오후 장에 팔기를 거듭하면서 돈을 먹고 빠진다. 어차피 개미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혀를 밀고 당기기만 하면 된다. 배부른 개미핥기들이 점심을 먹으러 일식집에 갈 즈음이 되면, 남은 것은 지옥에 빠진 개미들뿐이다. 허우적거리는 개미들은 끊임없이 추락하는 주식을 두고 ‘호재’가 ‘현실’이 되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현실’은 다음 호재가 터지면서 다른 개미들이 들어오고, 자신이 빠져나가기를 기다려야하는 실정이다. 물론 그 때도 밖에는 개미핥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연일 대박 호재로 붐이 일고 있는 주식가다. 코스닥 내에서도 황제 취급을 받을 정도로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해져야할 필요가 있다. 둘중 하나다. 자신이 개미핥기가 되던가, 아니면 무엇이 ‘진짜 호재’인지를 알고 투자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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