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팔방미인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04.14 09:5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이버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것은 온라인게임만의 큰 매력 중의 하나일 것이다. 뭔가 아이러니하지만 여러사람이 함께 즐기는 온라인게임을 혼자서 만들고 있는 개발자들이 요즘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게임 '러브'는 PvP 등의 경쟁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독특한 컨셉의 액션어드벤처 타이틀이다. 1인칭 시점으로 마을 주변의 몬스터와 싸우거나 다른 유저들과 함께 협력해서 마을을 건설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목적이다. 독특한 컨셉 때문에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그 이면에는 '혼자서 만드는 온라인게임'이라는 이슈가 존재한다. '러브'는 스웨덴에 사는 '에스킬 스틴버그'라는 개발자가 혼자서 만들고 있다.


'러브'는 '프로시저'라고 하는 게임업계의 최신 프로그래밍 트렌드를 따르고 있을 정도로 기술적으로도 꽤 진보되어 있다. 이 기법에 의해서 게임의 맵이나 몬스터 등을 손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러브'라는 타이틀이 남녀간의 사랑을 그린 연애 게임처럼 보이지만, "동료 게임 유저에 대한 애정"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개발자인 스틴버그 씨는 "200명 정도의 플레이어가 결제를 해준다면 서버 유지 등 게임의 운영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2월부터 스팀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리듬 퍼즐 온라인게임 '오디오 서프'도 1인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프로그램부터 그래픽, 사운드 클립까지 전부 '디난 피터러'라는 미국인 개발자가 혼자 힘으로 만들었다. 이 게임은 스팀 서비스를 하고 있는 밸브사가 일찌감치 점 찍어둔 타이틀이기도 하다. 그 결과 스팀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새로운 서비스인 '스팀 웍스'의 제 1호 게임으로 선정됐다.


'오디오서프'는 리듬을 기본으로 한 퍼즐 게임을 레이싱 방식에 접목시켰다. 레이싱 코스의 바닥에는 음악 게임의 노트같은 개념의 블록이 계속 생성된다. 이 게임도 '러브'와 마찬가지로 프로시저 기법에 의해서 다양한 음악에 어울리는 튜브형 레이싱 맵이 무한하게 자동 생성된다.  맵에 존재하는 3개의 레인에는 컬러풀한 블록이 계속 다가오고, 유저는 마우스나 키보드로 레이싱카를 움직여 같은 색의 블록을 3개씩 모아서 지워나간다.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레이싱과 퍼즐의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감각의 독특한 게임이다. 지난해 GDC의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는 음악상과 인기상 등 2개 부문을 거머쥐기도 했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개발자는 해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마법의 대륙2'라는 MMORPG를 개발에서부터 운영, 서버관리, 업데이트는 물론 게시판 관리까지 모두 도맡아서 하는 펭구리엔터테인먼트의 김태환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래픽 퀄리티는 요즘 게임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게임성만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횡스크롤 액션 온라인게임 '돈키호테'를 만들고 있는 박병용 씨도 1인 개발자로 주목받고 있다. 김태환 씨와 마찬가지로 서버, 일러스트, 클라이언트, BGM 등까지 개발의 모든 부분을 혼자서 처리하는 것 치고, 그래픽의 퀄리티도 꽤 높은 편이다. 최대 4명의 유저가 함께할 수 있는 배틀 시스템과 몽환적인 시나리오가 다른 온라인게임과 차별화되고 있다. 


1인 개발자들이 만들고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주류 장르보다는 명확한 틈새 시장을 노려서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단순히 개발 그 자체를 즐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임 개발의 기술적 진보에 의해 앞으로도 1인 개발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금 지나친 비약일까. 1인 개발 시스템 트렌드는 개발비용의 급증이라는 업계의 고민을 해소해줄 대안이 될 지도 모르겠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