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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과 태권도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04.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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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거의 대부분의 체급을 휩쓴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300여개의 올림픽 종목 중 태권도에 걸린 금메달은 8개에 불과하다. 전세계 200여개 가까운 나라가 참가하는 올림픽에서 일부 종목의 강세로 10위권 안에 들었다고 해서, 과연 한국이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정 종목에만 강한 한국 스포츠계와 우리 게임업계는 어딘가 닮아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상표의 온라인게임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는 건,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변변한 게임 전용 하드웨어를 갖고 있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해외산 게임기용 소프트웨어조차 내세울 만한 게 없다.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있는 육상, 수영 등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지만, 태권도, 양궁 등 일부 종목에서만 강세를 보이는 우리 스포츠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국이다.
세계 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지난해 전세계 게임 시장은 역대 최고치인 40조 7천억원의 규모로 성장했다. 그 중 가장 큰 시장은 미국으로 약 20조원, 유럽 지역이 합계 20조원(그 중 영국이 6조7천억원), 일본은 약 7조원의 시장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 지역은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게임 하드웨어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년 대비 39% 증가세를 보였고, 유럽지역 특히 영국시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전년 대비 70%의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게임 하드웨어의 인기는 지역적으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닌텐도의 위(Wii)가 전반적으로 강세이지만, 미국은 Xbox360가 우세했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지역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3가 Xbox360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3 인기의 배경에는 탄탄한 게임 라인업과 강력한 소니 브랜드의 존재, Wii의 조기 품절 사태 등 다양한 요인이 있었지만, 그 중심에는 노래방 소프트웨어 ‘싱글스타’가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아시아권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에서만 시리즈를 통틀어 1100만개가 판매됐고, 전용 마이크도 500만개나 팔려나간 괴물급 소프트웨어다. 노래방이라는 문화가 생소했던 현지 시장에서 악곡을 계속 추가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방식이 그 인기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Xbox360, 영국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3, 일본에서는 Wii라는 지역마다의 게임하드웨어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게임 개발사들에게 있어서는 폭넓은 비즈니스 장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는 듯하다. 일본의 개발사들은 내수용은 닌텐도DS나 Wii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용으로는 플레이스테이션3와 Xbox360 게임 개발에 주력하는 양극화 체제를 정비해나가고 있다. 


이에 반해, 온라인게임에만 치우친 우리나라 게임업계의 기형적 성장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세계 톱클래스의 온라인게임 개발 노하우를 갖게 된 코리아 파워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충분히 가정용게임과도 접목될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 이는 캡콤이 개발한 몬스터헌터를 통해 조금씩 증명되고 있다. PSP의 인기를 지탱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핵심적인 재미는 바로 온라인게임의 그것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네트웍을 통해 놀이의 입소문이 퍼져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친구들과의 커뮤니티 형성이 재미의 핵심이다. 몬스터헌터는 온라인게임으로도 등장해 그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태권도 실력은 이 정도로 충분하다. 이제 다른 종목으로 눈을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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