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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기자의 G세상 돋보기 (#42)]세계화 시대…청소년 보호는 규제 아닌 개방

  • 데일리 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Janus@nocutnews.co.kr
  • 입력 2011.03.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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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2’가 공개됐다. 역시나 우리나라는 1차 발매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지만 이건 우리쪽 기준이다. 애플 입장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우선순위가 아닌 것 만큼은 확실하다.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애플의 시각이 저변에 깔려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내에서 ‘아이패드’는 출시된 지 약 7개월 후인 지난해 11월 말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한국은 애플에겐 재고처리 시장’이라는 말이 현실감있게 들리는 이유다. 문제는 이러한 기업이 비단 애플뿐만 아니라는 것이다. 3월부터 판매되는 닌텐도의 게임기 ‘3DS’도 한국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언제 출시될지도 불투명하다.


블랙베리를 판매하는 RIM사는 계속되는 출시연기로 놈 로 아태지역 부사장이 직접 “한국시장은 재고를 처리하는시장이 절대 아니다”고 공개석상에서 해명할 정도다.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문제는 내부에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정보기술(IT) 강국의 체면을 구기는 일련의 일들은 어찌보면 우리나라가 이를 자초한 측면이 적지 않다.


이른바 ‘갈라파고스 규제’때문이다. 세상과 격리된 갈라파고스 섬들처럼 국제적인 흐름과동떨어진 한국식 규제가 문제라는 얘기다. 애플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가 없는 것이 대표적이다.


본래 ‘갈라파고스 현상’은 독자적 기술과 규제에 매달리다 세계 표준을 내준 일본의 사례를 가리켰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의 IT 상황을 설명하는 현상이 됐다. 셧다운제도 그 중 하나다. 셧다운제는 심야시간(자정~새벽 6시)에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차단하는 법이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게임도 셧다운 대상에 포함된다는 법제처의 유권 해석까지 더해져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문제는 이 셧다운제가 외부 세계와의 고립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란 점이다. 단적인 예로국내 업체들은 그렇다쳐도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등 네트웍기반의 게임기는 어떻게 단속을 하겠다는 것인지도 명확치 않다.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수 많은 게임들은 어떻게 걸러내겠다는 건지, 해외에 서버를 둔 수 많은 네트웍게임을 어떻게 막는다는 건지도 모른다.


대충 ‘국내업체만 족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네트웍게임의 단속은 현실적으로, 법적으로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앞의 예에서 보듯이 시기적으로도 배짱을 부릴만한 처지가 아니다. 이 상황이면 영원히 국내에서 ‘아이패드2’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는 왜 닌텐도 같은 제품이 없는가"라고 탄식할 수 밖에 없다. 청소년 보호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아이패드’도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청소년들이 ‘우물안 개구리’로 있다가는 세계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그들을 훈육해야 하는 것이 지금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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