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 하은영 기자 hey@khplus.kr
  • 입력 2011.05.03 15:0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본지 특파원으로부터 날아온 메일이었다. ‘10년 넘게 게임업계에서 일하면서 지금처럼 억울하고 답답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는 말로 운을 뗀 그는, ‘방관하기에는 사건이 커서 용기를 내어 지인들에게 메일을 드린다’며 셧다운제와 관련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대한민국 전반에 뿌리 내린 사회 문제의 근간이 게임 산업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벗어야 한다며 게임 산업이 유해 산업으로만 판정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대지진의 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았을 텐데 셧다운제와 관련해 큰 관심을 가져준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셧다운제는 더 이상 게임산업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반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게임업계 전체가 억울한 심정을 억누르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금주 셧다운제와 관련한 취재를 하면서 한 가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일부 소규모 게임사들이 강 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를 취한 탓이다.


그들은 어차피 자사 게임들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셧다운제와 무관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는 수익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내 놓았다.


물론 그들의 말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셧다운제로 인해 온 게임업계가 분노하고, 게임 개발자들은 스스로를 ‘사회 악을 양성하는 사람들이냐’며 자책하고 있는 마당에 그러한 태도는 속된 말로 ‘좀 아니지 않나’ 싶은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 ‘나한테는 피해가 없으니까’라는 생각은 결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 안 그래도 정부가 게임 산업을 공격하고 있는 시점이다. 10명, 아니 1명이 속한 게임사라도 모두가 똘똘 뭉쳐 이 난관을 잘 헤쳐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