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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기자의G세상돋보기(#62)]상식이 ‘편가르기’가 되는 사회

  • 데일리 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Janus@nocutnews.co.kr
  • 입력 2011.08.1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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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프로그래머가 국내 게임사를 해킹해 ‘오토프로그램(자동사냥프로그램)’을 만들어 팔았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다. 경찰은 지난 4일 국가정보원과의 공조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 프로그래머들이 국내 게임사 서버를 해킹해 오토프로그램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업계를 두둔한 것이다.


사실 컴퓨터나 게임을 좀 아는 사람들에게는 경찰의 발표는 상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야기다. 그러니 게임업계가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게임업계에서는 경찰 발표 직후 “오토프로그램은 일반 PC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패킷정보를 잡아내 만드는 것”이라며 “서버 해킹을 당한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엔씨소프트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리니지 서버는 해킹 당하지 않았으며 온라인게임 서버를 해킹해서 오토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경찰의 발표 중 북한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온라인게임 서버에 침투해 정보를 빼냈다는 내용은 피의자들이 주위에서 들었던 얘기를 진술 과정에서 언급한 것이며 해킹은 이를 토대로 한 추정이라는 설명이다. 또 오토프로그램은 이용자 PC의 게임 프로그램을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적으로 분석해서 게임프로그램과 유사하게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악성프로그램에 불과하다며 이를 제작하기 위해 굳이 보안체계가 잘 갖춰진 게임서버에 직접 침투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애초부터 이슈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최소한의 상식과 합리가 누구를 편든다는 식으로 폄훼되는 희안한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부 발표에 대해 “게임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야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다. 얼마전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내뱉은 독설과도 비슷한 논리다. 소모적인 덧씌우기를 하는 것은 유치하다. 우호적 대적 태도는 일관된다는 발상이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이러한 발상의 수많은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제발 합리와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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