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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기자의G세상돋보기(#67)]대한민국 아이들에게 ‘현질’을 부추길 셈인가

  • 데일리 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Janus@nocutnews.co.kr
  • 입력 2011.10.0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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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알려진 바와 같이 ‘디아블로3’에는 게임 내 현금 경매장 기능이 도입된다”며 “(한국인들이)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금 경매장은 고품질 게임 경험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강행의사를 내비쳤다.


국내 규제와 관련해서도 “내부 법률팀과 검토한 결과 한국 정부가 이를 절대 불허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블리자드는 국내법을 준수하는 범위 안에서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내 게임산업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태도다.


사실 국내 게임업계의 역사는 아이템 현금거래와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폐해는 굳이 말을 않더라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온 나라를 도박 공화국으로 만든 바다이야기를 보자. 사실 바다이야기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전신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받은 합법적 게임기였다. 그러나 여기에 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성인용 게임장에서 상품권을 경품으로 지급할 수 있게 하면서 바다이야기는 가정, 사회, 국가 파탄의 주범이 됐다. 정부는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명분으로 관광업계의 요구가 거세지자 실무자들의 경품용 상품권제 도입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않은채 정책을 강행한 것이다. 그걸로 끝이었다.


실제 업계에서는 지난 2005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바다이야기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게임을 통한 신종 사행성도박 수법이 온라인에 성행하며 청소년들을 노리고 있다. 온라인 게임머니로 도박을 하게 한 뒤 현금화하는 수법이다. 따라서 ‘디아블로3’의 아이템 현금거래도 입추진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도 국내 게임업계는 사행성 이슈로 많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바다이야기 파문은 국내 아케이드 업계를 사실상 재기 불능의 상태로 만들었다. 경품용 상품권제 도입을 입안한 혹은 허가한 정책자들이 어떤 식의 결말을 맞았는지도 보았다. 따라서 ‘디아블로3’의 아이템 현금거래 도입 추진은 지금이라도 포기하는 편이 낫다. 끝이 너무 뻔히 보이는데 계속 고집을 피운다면 스스로 국내 게임업계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너무 앞서갔다. 그 결과로 게임을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에서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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