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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주년 특집기획] 2004년 ‘게임업계를 빛낸 6인’ <1>

  •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 입력 2004.12.2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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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 'CCR' 윤석호 사장, 'NHN' 김범수 사장
'그라비티' 김정률 회장, '넥슨' 서원일 사장, '컴투스'박지영 사장

2004년이 저문다.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인물들이 세인의 입방아에 올랐다. 2004년이 자취를 감추기 전에 올 한해 게임업계의 화제가 됐던 인물들로 저무는 해를 돌아봤다.

≫ 김택진 사장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은 역시 최고의 뉴스메이커였다. 지난 6월 7일 온라인게임 ‘리니지2’에 대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정통윤)의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은 등급논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건. ‘리니지2’가 사회, 문화적으로 얼마만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김 사장이 게임산업의 미치는 손길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김 사장은 이 결정이 부당하다며 결정처분 취소청구소송과 결정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리니지2’에 대한 정통윤의 결정을 계기로 정통윤과 영등위의 온라인게임 중복심의에 대한 논란이 번졌다. 결국 김 사장은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의 화해를 이끌어 냈다.

양 부처는 지난 10월 ‘문화콘텐츠 및 디지털콘텐츠 영역 상호협력방안’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특히 온라인 게임 심의를 영등위로 일원화하되, 필요에 따라 정보통신윤리원회의 전문성이 지원되도록 한 점이나, 소규모 게임 대회를 합치고 두 부처가 2005년부터 대규모 국제 전시회를 공동 추진키로 한 게 대표적인 예.

이와 함께 국무조정실은 영등위와 정통윤으로 이원화돼 있는 온라인게임 심의를 오는 2006년부터 민간기구에 의한 자율심의로 단일화하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는 협의 기구를 구성해 온라인게임 심의를 민간기구의 자율등급제로 대체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2006년 이전까지 개선 방안을 확정해 민간기구로 심의를 넘기게 됐다. 그 이전까지 심의는 영등위가 맡는다.

게임업계의 맏형의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또한 김 사장은 인터넷포털업체 다음의 이재웅 사장을 제치고 1년만에 인터넷기업 대주주 가운데 최고 갑부로 떠올랐다. 온라인 경제정보 제공업체인 에퀴터블은 지난 8월 기준, 김택진 사장의 보유 회사주식 평가액이 4891억원으로, 인터넷기업 대주주 중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택진 사장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해 7월31일 956억원으로 3위에 불과했지만, 엔씨소프트 주가가 6만3500원에서 8만1500원으로 뛰면서 무려 4배 이상 급증했다. 김사장은 또 게임업체 대표로는 최초로 아테네 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해 테헤란로를 달렸다.

■ 2003년 김택진 사장과 리니지는?
2003년은 ‘리니지2’의 베타서비스로 시작됐다. 2002년 말 ‘리니지’의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 파동부터 시작된 게임업계와 영상물등급위원회와의 갈등은 ‘리니지2’의 험난한 미래를 예고하는 서막에 불과했다. 영등위는 연초 ‘리니지2’의 베타서비스를 위한 등급신청에 대해 “‘리니지2’의 등급분류를 위한 검토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등급분류를 연기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오래되지 않아 ‘리니지2’는 15세 이상 이용가 등급으로 판정을 받아 오픈베타서비스를 실시했으나 결국 영등위의 검토시간은 2003년 한해가 다 지나도록 충분하지 않았던 듯 싶다. ‘리니지2’는 ‘15세 이상 이용가’와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롤러코스터 타듯 왔다갔다하며 게임업계의 최고의 뉴스거리로 등장했다.

이 분쟁은 2004년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동시접속자 수 9만명을 기록한 ‘리니지2’의 성공적인 흥행은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을 다시금 게임업계 최고의 CEO로 관심을 끌게 했다. 김 사장은 미국 포천지가 선정하는 ‘40세 미만 세계 40대 갑부’에서 35번째 갑부로 선정됐으며 지난 10월 대주주 지분변동을 조사해 발표하는 미디어에퀴터블 조사에서도 삼성가의 이재용 상무에 이어 추정재산 약 2천억원으로 ‘2003년 한국의 젊은 부호’ 2위를 차지해 화제가 됐다.

이외에도 ‘리니지’의 개발자 송재경 부사장과의 결별, 영등위와의 계속되는 갈등, 200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 등으로 게임업계 최고 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다.

≫ 김범수 사장
NHN의 김범수 사장은 최근 직접 해외 부문을 전담하겠다며, 국내 사업은 네이버부문장 출신의 최휘영대표에게 맡겼다. 김 사장은 지난 4월 NHN 등 국내 20여개 게임업체들로 구성된 한국게임산업협회를 출범시켰다. 김 사장은 협회의 주요 사업 중 가장 우선에 둬야 할 부분은 건전한 게임문화의 조성을 위한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은 “국내 게임산업의 긍정적인 면에 비해 부정적인 측면만이 부각돼 산업적 위상만큼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게임이 하나의 대중문화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협회를 중심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주도한 협회는 NHN,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플레너스, 웹젠, 그라비티, 넥슨, 한빛소프트, 소프트맥스, CCR, 써니YNK 등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대부분 참가해 사실상 업계를 대표하는 모임. 회장사는 NHN, 회장은 NHN 김범수 대표가 맡았다.

협회는 건전 게임이용문화 조성·21세기 성장엔진으로서 게임산업 위상확립·게임관련 정책대안 제시·해외시장 개척·지원 업계협력 증진을 5대 사업과제로 삼아 활동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게임문화 기반 조성과 지방.중소게임업체 지원강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국제협력체제 구축 등에 초점을 맞춰 민관협의체 구성과 게임인력 취업박람회 개최, 중소게임업체 법률지원센터 설립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협회는 한국게임산업연합회 등 기존의 게임관련 협회들과도 통합논의를 갖고 외국계 기업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업계 단일협회로 발돋움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 게임 등급심의를 둘러싼 논란과 중국의 한국산 온라인 게임 규제강화 등 게임업계의 당면과제에 대해 관련당국 등에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 2003년 NHN과 김범수 사장은?
웹젠, 엔씨소프트와 함께 게임주 랠리를 이끌었던 회사는 이외에도 NHN, 플래너스(넷마블), 네오위즈 등이 있다. 특히 포털 3인방이라고 불리는 이들 회사는 2003년 한해 동안 국내 게임유통시장에 퍼블리싱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시켰다.

지난해 초부터 한게임, 넷마블, 네오위즈 등은 자체 운영하는 게임포털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유저들을 바탕으로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2003년에 넷마블, 한게임 등은 ‘라그하임’, ‘카르마 온라인’, ‘프리스톤테일’, ‘릴온라인’ 등을 잇따라 히트시켰다. 모두 동시접속자수가 3만 8만까지 오른 게임들이다. 게임들이 연이어 히트를 기록하자 NHN의 김범수 사장과 넷마블의 방준혁 사장은 연일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 시달려야 했다.

피 네오위즈의 박진환 사장은 주위에 우려에도 불구, 탁월한 마케팅 감각으로 단기간에 게임사이트 ‘피망’을 포털 3인방에 중심축으로 만들었다. 이로인해 김범수 사장과 박진환 사장은 게임이라는 테마를 이용, 회사가치를 급성장시킨 일등공신으로 국내 게임업계의 리더들로 급부상했다. 넷마블의 방준혁 사장도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던 넷마블과 플레너스와의 합병이후 자진해서 대표이사를 사임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러나 “마케팅에만 전념하기 위해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겠다”는 방 사장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또한 언론에 의해 최종 출신학교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큰 곤욕을 겪었다. 온갖루머와 억측이 난무했던 것은 당연. 이런 루머들에도 불구하고 방 사장이 ‘선택과 집중’을 훌륭하게 수행해 낸 공로로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단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김정률 회장
그라비티의 김정률 회장은 2004년 게임업계의 발전을 위해 2개의 큰 자리를 내놓았다. 하나는 한국 게임제작협회 회장직이고 다른 하나는 카멕스 집행위원장이다. 올 초 김 회장은 난립해 있는 국내 게임 관련 협ㆍ단체의 통합 작업이 진행되자 미련없이 통합 협회의 지원과 범업계 차원의 공조 체계 구축을 호소하며 회장직을 전격 사임했다.

김정률 회장은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업계에 통일된 모습의 게임협회가 필요하다”며 “10년전 게임제작협회를 설립, 지금까지 같이 일해 왔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통합 협회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싶다”고 당시 회장 사임 배경을 밝혔다.

한국게임제작협회는 94년 창립 이후 국내 게임제작 업체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 왔고 대한민국게임대전 등 굵직한 게임 행사를 주최했다. 김 회장의 사임으로 김범수 사장이 주도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출범에 탄력을 받게 됐다. 김 회장은 하반기에도 10회째를 맞는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를 포기하는 결단도 내렸다.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게임업계와 협력해 내년 11월에 개최할 예정인 ‘글로벌게임엑스포-지스타(G★)’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전시회 통합이 절실히 요구됐기 때문.

‘G★’는 KAMEX와 ‘한국국제엔터테인먼트전시회(KOPA)’, 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소프트엑스포&디지털콘텐츠페어’ 등 크고 작은 게임전시회를 아우르는 것이 특징. 이번 전시회엔 10년새 한국이 세계적인 게임강국으로 급부상했지만 위상에 걸맞은 게임전시회를 갖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한국게임을 홍보하고 판매루트를 개척하자는 게임업계와 정부의 염원이 담겨 있다.

한편 그라비티의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는 2년 연속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750만 달러의 수출실적으로 대상을 차지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올 해 수출지역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의 3.5배에 달하는 총 2611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려 2년 연속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 2003년 김정률 회장과 라그나로크는?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라그나로크’를 즐길지도 모른다는 뉴스는 2003년 국내 온라인 게임의 해외진출이 얼마나 활발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 일본, 중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 지역의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봇물을 이뤘다. 중국과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가 국산 온라인 게임 때문에 떠들썩했다. 그래서 이 지역 서버를 통해 IT산업에 관심이 많은 김정남이 국내 온라인 게임을 즐길지도 모른다는 가쉽성 뉴스가 만들어졌다. 태국에서는 심야에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막는 일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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