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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자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08.0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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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드디어, 우리나라도 우주인을 배출했다. 미국, 러시아 등 선진국들이 독차지해왔던 드넓은 우주로의 꿈에 우리도 한 발 걸친 셈이다. 인류는 반세기동안 끊임없이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을 거듭해왔다. 인간은 과거로부터 별과 달을 탐구하며, 문학과 영화 등 여러 방면에서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우주를 꿈꿔왔다.


특히 게임은 여명기부터 '우주'라는 테마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 최초의 컴퓨터게임으로 일컬어지는 '스페이스 워'가 1962년에, 오락실 붐을 주도한 타이토의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1978년에, 아타리의 황금기를 이끈 '아스테로이드'가 1979년에 각각 발매됐다. 게임의 역사 상 중요한 시점마다 의미를 둘 만한 게임들은 거의 대부분 우주를 테마로 한 작품들이었다. 만일 우주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게임 산업의 발전은 지금보다는 꽤 더디게 진행됐을 지도 모를 일이다.


우주는 누구에게나 호기심과 모험심을 자극하는 프론티어적인 공간임에 틀림없다. 그 공간은 심오해보이지만, 그래픽적인 부분에서 판타지나 현대물 등의 다른 복잡한 배경과는 달리 어두운 분위기의 컨셉으로 쉽게 묘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억측이지만, 그래서 초창기 게임들이 우주 테마를 빈번하게 채택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게임의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도 우주를 테마로 한 작품은 특히 강세를 보였다. 게임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오리진의 히트작인 '윙커맨더' 시리즈나 '스페이스 컴뱃 시뮬레이션' 등의 아련한 기억에서도 이를 쉽게 검증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2000년말부터 우주를 테마로 한 게임은 속칭 '잘나가는 PC패키지게임'의 대열에서 서서히 이탈하기 시작했다. PC패키지에서 우주을 꿈꾸던 게임들이 그 무대를 MMORPG의 세계로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우주 테마를 MMORPG에 처음 채택한 곳은 펀컴과 넷데블. 그들은 2001년에 '아나키온라인'과 '점프게이트'를 런칭하며 온라인 우주 세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뒤이어 2002년에 웨스트우드가 '어스 앤 비욘드'를, 2003년에는 소니온라인이 '스타워즈 갤럭시스'를 출시했고 2004년에는 그 확장팩인 '스타워즈 갤럭시스 : 점프 투 라이트스피드'를 발표했다.
그러나 MMORPG로 확장이전한 우주 테마 게임들은 구소련의 우주 개발처럼 모진 고난과 시련에 부딛치고 말았다. 그나마 유일하게 지금까지도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은 '이브 온라인'정도에 불과하다.


흔들리던 우주 테마 게임에 결정적인 일격을 가한 것은 2004년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다. 이후의 MMORPG들은 미래의 우주를 뒤로 하고 과거의 판타지 세계로 속속 뛰어들었다. 우주를 추종했던 펀컴마저도 '에이지 오브 코난'이라는 판타지 테마로 노선을 바꿀 정도였다.


국내 게임업계의 조류도 마찬가지다. 일부 MMORPG가 우주 컨셉을 채용하고는 있지만 그다지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인류의 오랜 로망인 우주세계로의 갈망은 게임계에 언제 또 불어닥칠지 모른다. 게임역사의 한 획을 그을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한 우주 테마 게임들. 왠지 모험같지만 한발 앞서 우주를 테마로 한 게임을 준비해보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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