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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힘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08.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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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이 성장해감에 따라 교육적 요소가 담긴 시리어스 게임이 점차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놀이와 학습의 접목일 것이다. 물론 양자간의 제대로 된 결합은 상상을 초월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필자는 최근 이와 관련된 작고 소중한 경험을 했다. 초등학교 4학년의 아들녀석과 NDS용 ‘인도식 두뇌 수학’이란 게임을 같이 플레이한 적이 있다. 수학에는 꽤 자신 있다는 그 녀석도 게임 속에서 출제되는 문제를 암산으로 푸느라 진땀을 빼는 눈치였다.


귀여운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해 정답을 알려주면서 하나씩 벗겨지는 인도인들만의 기발한 수학 풀이법은 아들녀석을 꽤 허탈하게 만든 눈치였다. 몇 개의 숫자를 이동시키고, 조합하면 정답이 드러나는 계산방식은 누구라도 간단하게 배울 만했다.
어쨌든, 녀석은 그 이후로 게임에서 배운 인도식 풀이법을 수학 학습에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게임이 언제나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건, 일부 타이틀에서 노출되는 도를 넘은 폭력적 묘사나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행태 때문으로 분석된다. 범죄와 게임을 억지로 꿰맞추는 경향도 빈번하지만, 결정적인 인과관계는 사실 그 누구도 찾지 못한다. 이 같은 게임에 대한 불신감의 배경에는 일반 가정이나 학교에서 게임을 교육적 도구로는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불량한 놀이라고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나 경제를 쉽게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군주온라인’같은 게임은 그 교육적 효과를 학계에서도 조금씩 인정받고 있다. 초등학생들에게도 친숙한 게임을 통해 학습적인 흥미가 배가되고, 그 지식도 명확하게 쌓일 수 있는 ‘게임의 힘’을 일선 학교에서도 빨리 활용해야 한다.
특히 온라인게임은 또 하나의 분신을 사이버 세상에서 자유롭게 움직여가며 모험하는 컨셉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열중하게 만든다. 물론 온라인게임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플레이 하면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되기 쉽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지만, 적당하면 실보다 득이 많은 게 사실이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한층 강조되는 타인과의 의사소통이나 자기 실현의 방법을 온라인게임 속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의 게임의 활용 또한 매우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에게 ‘게임 = 악당’이란 인식을 줘서는 결코 안된다. 그런 오해는 아이들에게 부모 앞에서는 떳떳하게 게임을 플레이 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을 만든다. 또 아이에게 게임을 시키고 방치해두어서는 안된다. 게임을 단순히 ‘베이비시터’쯤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아이가 어떤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 대해서 부모는 항상 세심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만일 아이가 연령에 맞지 않는 게임을 하고 있다면,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게임의 등급 연령 표시를 확인하는 것은 아이가 먹는 음식물의 성분을 사전에 체크하는 일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장황하게 언급했지만, 사실 필자도 게임에 대한 인식 전달이나 교육적인 활용 등에 아직은 미숙한 그저그런 부모 중 한 사람일 뿐이다. 사회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왜곡되어 있는 ‘게임의 힘’은 기성세대들의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다 함께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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