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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프리즘, ‘빨리’와 ‘천천히’의 오묘한 조화

  • 정광연 기자 peterbreak@khplus.kr
  • 입력 2012.11.22 10:25
  • 수정 2012.11.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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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빨리’를 요구하고 개발자는 ‘천천히’를 외친다. 이 둘 사이를 현명하게 조율하는 것이 투자받은 회사의 대표가 책임져야 할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최근 만난 모바일게임 개발사 대표가 남긴 말이다.

 

회사를 이끌어가는 과정에 느낀 지극히 현실적인 이 깨달음은 최근 게임 시장의 흐름과도 상당히 부합하는 듯하다. 모바일게임 열풍을 타고 투자를 받는 회사가 늘고있다. 개발사입장에서는 개발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빨리’를 요구하는 투자자의 입김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투자자의 조급증을 탓할 일만은 아니다. 투자의 목표가 돈을 버는 일인만큼 급변하는 트렌드를 뒤쳐지지 않도록 빠른 출시를 요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단순해 보이는 게임에도 기본적인 개발 기간은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빨리’를 외치기 전에 개발 중인 게임의 스타일과 수준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일각에서는 최근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카피캣’역시 이런 ‘조급증’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시간에 쫓기다보면 어쩔수없이 표절의 유혹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동안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투자해왔다는 지적도 있다.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5년이 훌쩍 넘는 평균 개발기간이 게임 산업의 하락세를 야기했다는 반성 어린 목소리다.‘빨리’와 ‘천천히’의 대립은 ‘흥행’과 ‘완성도’를 대변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흥행을 위해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빠른 개발도 중요하지만 목표했던 완성도를 구현하기 위한 끈기있는 개발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빨리’와 ‘천천히’의 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과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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