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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 쓰위주(史玉柱)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yunghyang.com
  • 입력 2008.11.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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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어느날, 촌티가 줄줄 흐르는 27살의 한 청년이 친구들에게 주섬주섬 꾼 돈 50만원으로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차린다. 놀랍게도 그는 5년만에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대륙 부자 순위 8위에 오른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는 몇 해도 지나지 않아 우리 돈으로 300억원의 빚을 지며 인생의 ‘천국과 지옥’을 경험한다. 다시 일어나기 힘들어 보였던 그는 ‘나오바이진’이라는 건강보조식품을 팔아 빚을 갚은 것은 물론, 다시한번 드라마처럼 멋지게 재기한다. 그가 바로 거인온라인그룹의 CEO인 쓰위주(史玉柱)다. 


▶ 건강보조식품으로 큰 돈을 마련한 그는 2년간 25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개발한 무협MMORPG ‘정도온라인’을 2005년 12월에 공개한다. 게임 사업에서도 무모하리만큼 도전적인 ‘쓰위주 스케일’을 보여준 셈이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재밌는 게임의 모든 장점들만 모아 응축시켰다”는 정도온라인의 런칭 광고 문구는,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거짓말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비쳐졌다. 게다가, 더 재밌는 게임 시스템을 제보해주면, 이를 바로 게임에 적용시키겠다고 허세를 떠는 듯도 보였다. 그러나 쓰위주는 하루 10시간 이상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보며 그 약속들을 지켜나갔다. 당시만해도 중국 게임 업계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무명 회사 거인온라인은 유연한 정책과 파격적인 행보로 게임계의 전설을 써나갔다.


▶ 전세계 게임의 모든 재미요소를 한데 모아놨지만, ‘바보도 즐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게임은 매우 쉬웠다. 자동 길 찾기, 자동 사냥 등의 시스템은 결국 MMORPG의 초보자라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개념을 유저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수익 모델에 있어서도 쓰위주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당시까지 선불카드 중심으로 수익을 내왔던 중국 게임업계에 ‘완전 무료화’라는 당치도 않은 모델을 발표한 것이다. 업계는 쓰위주를 미치광이라 매도하며, 무료 정책 때문에 시장이 곧 붕괴될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나 정도온라인의 무료화 선언은 유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내며,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게 됐다.


▶ 정도온라인을 찾은 유저들을 계속 묶어놓는데에도 그는 탁월한 재주를 보였다. 쓰위주는 경제학자와 사회학자, 게임업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유저들에게 월급을 주는 방식을 비롯해 온갖 파격적인 마케팅을 쏟아냈다. 손쉬운 게임 방식과 기상천외한 홍보 전략은 정도온라인을 세계 최고의 동시접속자 게임이라는 반열에 올려놓는다. 또 중국 게임회사로는 처음으로 뉴욕거래소에 직상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 돈을 벌기 위해선 물불을 가리지 않고 호탕하게 돈을 쓰는 것처럼 보이는 쓰위주이지만, 투자에는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는 타입이다. 얼마전 중국의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인 51닷컴에 1,000만달러를 과감하게 투자해, 업계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는 오랫동안 다각적인 검증을 통해 수익성의 비전을 확신한 후에 투자를 했다고 한다.


게임업계의 풍운아 쓰위주는 얼마 전, 중국의 유명 주류회사와 손잡고 건강술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시작을 알렸다. 건강식품, 은행투자, 온라인게임에 이어 그에게는 4번째 도전인 셈이다. 어떤 사업이든 직접 챙기기로 유명한 쓰위주가 이번엔 지나친 과음을 하게되는 건 아닐까 왠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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