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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사과와 대박 사나이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09.03.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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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아이팟터치, 게다가 앱스토어의 출현은 디지털 세상 바꾸는 빨간 사과의 쿠데타라 할 만하다.
애플이 마련한 앱스토어라는 공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전세계 IT시장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수익 창출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오픈한 새로운 비즈니스다. 앱스토어는 쉽게 말하면 시골 장터에서 누구나 좌판을 깔고 물건을 파는 식이다. 물론 앱스토어를 이용하기 위해선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수익의 일정부분을 장터를 열어준 애플사와 나누어야 한다.


실제로 앱스토어의 완전한 성공을 말하기엔 아직 이른감이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도 이 모델을 흉내내고 있고, 새로운 가능성이 충분한 시장이라는 데에 이견을 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특히 게임업계의 입장에선 예의주시 해야할 곳이 바로 앱스토어이다. 이곳에서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콘텐츠가 게임이고, 이미 규모가 있는 게임회사들은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앱스토어를 통해 대박을 터뜨린 한 사나이의 이야기는 그래서인지 더 눈길을 끈다.


미국에 사는 ‘이산 니콜라스’라는 1인 개발자는 아이폰용 게임 하나로 앱스토어를 통해 1달만에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는 ‘아이슈트(iShoot)’라는 전차 슈팅 게임으로 순식간에 앱스토어 게임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하루 매출이 5500만원이 됐을 때, 그는 다니던 회사도 그만뒀다.


개발 스토리도 매우 드라마틱하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니콜라스 씨는 매일 퇴근 후에 8시간씩 아이슈트의 개발에 매진했다. 맞벌이를 했던 그는 1살짜리 아들을 한 손으로 달래고, 다른 한 손으론 프로그램 코드와 씨름했다. 고가의 책을 살만한 형편이 안됐던 그는 아이폰용 응용 프로그램은 웹사이트를 통해 독학했다고 한다.


아이슈트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대박을 친 건 아니었다. 작년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니콜라스 씨는 고민 끝에 아이슈트를 몇 판만 즐길 수 있는 무료 버전 ‘아이슈트 라이트’를 만들어 올해 1월 배포했다.


니콜라스 씨의 아이디어는 보기 좋게 적중했다. 무료 버전은 총 24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게임에 재미를 느낀 32만명의 유저가 유료버전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아이슈트의 성공에는 솔직한 마케팅 전략도 한 몫 했다. 니콜라스 씨가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생활고가 이유였다고 한다. 그는 게시판에 장애를 겪고 있는 가족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게다가 자신이 다니고 있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보너스 지급을 중단한 것도 조심스레 밝히고 있다.


사실 1인 개발자가 혼자서 거금을 벌 수 있는 구조는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 게임 산업이 커지면서 대부분 거대 회사들과의 지배구조에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앱스토어는 마케팅과 판매(다운로드)에 기본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큰 돈을 거머쥘 수도 있다. 


니콜라스 씨의 성공 스토리는 앱스토어의 개념이 세상에 나온지 단 7개월만의 실적으로 본다면 매우 놀랍다. 눈을 크게 뜨고 이리저리 살려보자. 불황을 이겨낼 열쇠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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