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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에게 총만 쏘게 할텐가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09.08.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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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한류 열풍의 당당한 주역으로 거듭난 배용준. 누구나 아는 것처럼 그는 일본에서 ‘욘사마’라는 각별한 칭호를 받았다. 물론 5년 이나 지난 이야기다. 욘사마는 국내에서 1조원, 일본에서 2조원 등 약 3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에서의 욘사마 열기는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권의 한류열풍으로 이어져, 우리 문화의 해외 진출을 주도하기도 했다.


욘사마와 관련된 문화콘텐츠의 수출 금액만 해도 1천3백억원에 달해, 이는 자동차 1만 3천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한다. 어쩌면 그는 건국 이래 혼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인물일지도 모른다.


5년 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일본에서의 욘사마 열기는 아직도 식을 줄 모르는 것 같다. 오는 9월 발매될 ‘배용준과 공부하는 한국어DS’라는 게임을 봐도 그렇다. 특히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고 욘사마를 흠모하게 된 아줌마 팬들에겐 절대적인 지지를 얻을 학습용 게임임에 틀림없다.


욘사마를 한국어 학습에 활용한 것도 그럴 듯하지만, 게임 진행 방식도 기발해 보인다. 하루 30분씩 한달반 정도를 꾸준히 연습하면 한국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보통 학습용 게임이라고 하면, 실력을 쌓아간다는 긍적적 이미지가 있는 반면, 금새 귀찮아져서 지속적으로 공부하지 않게 된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이 게임은 그 약점을 ‘흥미로운 것은 기억하기 쉽다’, ‘머리가 아니고 귀로 기억한다’는 전략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 한다. 욘사마는 이 게임에서 사용자의 한국어 선생이 아니고, 어시스트의 역할을 맡는다. 자신의 이름과 생일을 써넣어두면, 공부를 하기 전에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다. 꾸준히 게임을 하면, 특별한 날마다 욘사마에게 메시지를 받을 수도 있단다. 이런 기능은 욘사마를 신성화하고 있는 겨울연가의 팬들에게는, (비록 게임이지만) 지속적으로 플레이하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되는 셈이다.


귀로 들은 한국말을 읽고, 말하고, 듣는 반복 학습을 통해 외워가는 콘셉트의 게임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끊임없이 한국어가 들려오는 것이다. 예를 들면 TV를 보다 보면 어느샌가 CF 음악이 귓전에 맴돌고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는 원리와 비슷하다. 미리 더빙된 아나운서의 한국어 발음을 듣고, 자신이 직접 발음한 것과 비교하는 학습도 반복하게 된다.


아나운서의 한국어 목소리로 다양한 상황의 질문이 실전테스트에서 진행된다. 테스트 결과는 욘사마가 직접 채점해 알려주고, 이는 그래프로 표시돼 매일매일 자신의 실력을 체크할 수 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교육용 게임의 개발 붐이 일고 있다. 다양한 장르와 방식의 게임들이 개발중이거나 서비스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고민을 안고 있다. 교육적 효과에 집중하다 보면, 게임 자체가 흥미롭지 않아질 테고, 반대로 게임의 재미를 강조하다 보면, 배움이 부족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 고민의 해법은 어설퍼 보이지만 ‘배용준과 공부하는 한국어DS’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욘사마에 일본 아줌마들이 열광하는 것처럼, 우리 청소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건 누굴까. 바로 아이돌 스타들이다. 물론 그들의 캐릭터를 사용하는 건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게임업계에선 아이돌 스타를 기용한 마케팅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청소년들의 우상 빅뱅에게 언제까지 총싸움만 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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