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달콤한 캔디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09.11.16 09:1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사이트. 매일 새로운 친구들이 늘어나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 곳에서 친구들과 미묘한 경쟁을 하며 즐기는 게임은 더 없이 흥미롭다. 유저는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또 남들보다 더 부유하다는 걸 드러내기 위해 가상의 머니를 얻기에 여념이 없다.


IQ테스트를 하면 몇푼의 머니를 받을 수 있다는 광고에 이끌려 버튼을 누른다. 매우 간단한 질문에 4개쯤 답변했을 때, 결과를 보기 위해서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 등을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게임머니를 얻기 위해 그 정도의 수고스러움은 별 거 아니란 생각으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한다. 그 순간 유저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월정액 1만2000원의 휴대폰 서비스에 등록되어 버리는 것이다.


또 다른 수법으로 이런 식도 있다. 통신 교육 서비스에 체험CD를 신청하면 게임머니를 증정한다는 광고가 눈에 확 띈다. 사실 그까짓 CD 1장을 받는 것보단 게임머니를 두둑하게 준다는 말에 솔깃해진 유저는 이것저것 확인 절차를 생략하고 당장 신청하고 만다. 며칠 후 CD 1장이 집으로 배달된다. 그러나 신청을 위한 사이트의 거래 조건을 꼼꼼히 살피지 않은 게 화근이 된다. 유저가 받은 체험CD 1장을 기한 내에 회사로 반송해주지 않으면, 자동으로 통신 교육 서비스에 신청이 확정된다는 것이다. 다시 며칠 후 통신 교육용 CD 한 세트가 집으로 배달되고, 유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26만원이나 되는 비용을 지불한다. 


신종 사기 전문 인터넷 사이트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매일 수억명이 즐기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내의 소셜게임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사기 사건의 유형들이다. 소셜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착실하게 비즈니스의 영역을 넓혀, 대표적인 성공 사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징가(Zynga)社’는 이번 사기 사건으로 기업의 도덕성에 큰 상처를 받고 있는 듯하다.


당장에 달콤한 사탕(속임수 광고)을 마구 먹다 보면, 언젠가 이빨이 썩기 마련이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는 소셜게임 개발을 리드하고 있는 징가사의 근시안적인 전략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도 사이트 내에서 유저를 보호할 질서 유지의 책임이 있고, 부정행위를 금지하는 약관도 마련하고 있다.


그렇지만 페이스북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못본 척’하고 있는 데에는 감춰진 이유가 있다. 징가사는 자신들에게 연간 5천만 달러를 쏟아내는 초대형 광고주이기 때문이다. 굳이 강력한 단속으로 자신들의 캐쉬카우를 죽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페이스북이 당초 계획보다 빨리 흑자로 돌아선 것은 이런 종류의 광고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같은 속임수 광고는 정당한 광고를 내고 있는 업체들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 종국에는 SNS 사이트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모든 광고에 불신을 갖게 될 게 불 보듯 뻔해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하는 어이없는 결말이 눈에 보인다. 게임업계의 잠재적인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소셜게임도 아직은 명확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듯하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