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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마이너리그인가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09.11.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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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주커버그’는 하버드대를 다니던 수재였다. 그는 프로그래밍 능력도 뛰어났지만 이성에도 관심 많은 장난꾸러기 청년이었다. 어느날 그는 함께 수업을 듣는 여학생들의 사진을 웹사이트에 올려두고, 누가 가장 섹시한 지 투표를 하는 ‘페이스매시’라는 걸 뚝딱 만들어냈다. 4시간만에 4,500명이 몰려들었지만, 학교 측은 이 사이트의 접속을 막아버렸다.


그는 이런 방식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2004년 2월 15일 자신의 기숙사 방 안에서 페이스북을 탄생시켰다.


페이스북은 처음에는 하버드대 학생들끼리 내부 인맥을 연결하는 서비스로 시작됐다. 그러나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전교생의 70%가 가입했고, 곧 스탠포드, 콜럼비아, 예일 등 주변 아이비리그 대학들로 서비스가 확장됐다. 그해 여름경에는 무려 45개 대학 학생들의 인맥이 페이스북에 거미줄처럼 연결됐다. 마크 주커버그는 사업이 급속도로 확장되자 하버드대를 자퇴하고 캘리포니아에서 본격 창업을 하기에 이른다. 5년이 조금 지난 현재 페이스북은 웹2.0 시대를 리드하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매달 2억 7,000만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에 공개되어 있는 응용 프로그램은 이미 35만개에 달한다. 전세계 180여개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페이스북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게임분야다. 이른바 소셜게임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을 수억명의 사용자들이 즐기고 있고, 그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이 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것처럼 소셜게임은 그래픽이 화려한 것도, 게임 시스템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그저 웹보드 게임 정도의 외향에 단순한 스타일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면 매일 수억명의 사람들이 왜 소셜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일까.

이는 ‘친구와 함께 논다’는 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페이스북으로 연결된 수많은 친구들과 서로를 꼬드기고, 놀리고, 다투며 때로는 선물을 하는 행위들 속에서 소셜게임은 매우 중요한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온라인게임도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소셜게임은 단순히 타인보다는 더 가까운 친구, 또는 친구의 친구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친밀도와 몰입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소셜게임은 게임 개발자들의 시각에서는 매우 수준 낮은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몇 년차된 개발자를 소셜게임 만드는 팀에 배속시킨다면, 아마도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나를 왜 마이너리그로 강등시키려하느냐”라며 불만을 가질 게 뻔하다


그러나 조금 깊이 생각해보면, 콘솔게임이나 온라인게임은 이미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접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살아남기는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소셜게임의 경우 아직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고, 페이스북 같은 SNS 플랫폼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에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온라인게임의 기반 기술력을 가진 우리나라 개발회사들은 그 어느나라의 개발자들보다도 소셜게임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10여년 전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했던 온라인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던 그 때 그 마음으로 이번엔 소셜게임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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