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바타, 게이머를 화나게 하다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10.01.18 09:1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싸이월드나 게임포털에 붙어있던 2D도트 그래픽의 캐릭터를 우리는 ‘아바타’라고 그냥 그렇게 불렀다. 사실 그 의미가 그리 궁금하지도 않았고, 남들이 다 하나씩 갖고 있으니 나도 옷이나 갈아입히며 하나 키운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아바타가 그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볼 정도의 큰 임팩트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말 개봉된 영화 ‘아바타’가 전세계적 히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봉 3주만에 1조 2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만 봐도, 얼마나 대단한 블록버스터인지 알 만하다.


아바타의 3D영상기술과 이를 통해 영화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는 등의 칭찬 일색의 기사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가지 나무가 비바람을 많이 맞는다고 하더니, 아바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여러 곳에서 흘러나온다.


1월 3일자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영화 아바타의 흡연 장면이 관련 단체들로부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영화에서 지적된 장면은 식물학자인 그레이스 오거스틴 박사(시고니위버)의 연구소 씬이다. 나비족 구역으로 이동하기 위한 아바타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그녀는 인간인 상태로 돌아오면 끊임없이 담배를 피우는 헤비스모커로 묘사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의 흡연 규제 연구소의 스탠튼 그랜츠 씨는 지금까지 영화나 TV 등에서 흡연 장면을 삭제하는데 앞장서 온 인물로 현지에 유명하다. 그는 영화 아바타는 매우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칭찬하고 있지만, 시고니위버의 흡연 장면은 “맑은 저수지에 다량의 플루토늄을 쏟아붓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맹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 영화에서의 흡연 장면을 모니터링하는 한 단체는 아바타에 ‘진폐증(Black Lung)’이라는 자체 등급을 매겼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셜록홈즈’나 ‘나인’ 등의 영화도 같은 등급이지만, 아바타의 흥행규모를 볼 때, 청소년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뉴욕타임즈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 극중의 그레이스 박사의 흡연은 10대에게 영향을 주는 설정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이어서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흡연을 해서는 안된다는 관련 단체들의 독단적인 판단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등장인물들이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고 죽이는 장면도 청소년 등급의 영화에서 빈번하게 나오고 있는데 유독 흡연에 관해서는 지나친 도덕성을 강조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반박성 이메일에 대해 흡연 규제 단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그 이메일 때문에 이번엔 북미 게임업계가 들고 일어날 기세다. 


그가 보낸 메일에 “그레이스 박사는 다소 무례한 성격에 말씨도 거칠고 술이나 담배를 지나치게 즐기는 캐릭터 설정이다. 그녀는 아바타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현실의 인간으로의 건강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의 온라인게임처럼, 사이버 공간의 아바타에 지나치게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이다”라는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이다. 


현지의 게임미디어들은 모든 게이머들이 현실과 게임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다. 바람 잘 날 없이 화제가 되고 있는 아바타의 인기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