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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도전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10.03.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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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기존의 시스템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되고 새로운 시장이 다시 만들어지는 형태가 반복되어간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것이다. 


온라인게임의 수익 모델로 예를 들면, 초기 시장에서는 한달에 한번씩 정해진 요금을 지불하는 월정액제가 대세였고, 사용자들도 이에 대해 별다른 불만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월정액제 모델의 온라인게임들이 많이 늘어나자, 그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졌다.


결국 돈을 받지 않는 무료 온라인게임들이 하나 둘 늘었고, 그들은 사용자가 필요한 아이템만을 구입해서 플레이하는 아이템 과금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놨다.


월정액 게임과 아이템 과금 게임이 시장에서 혼재되고 있는 동안, 이번에는 양자의 장점만을 절묘하게 도입한 하이브리드 과금제 게임도 등장했다.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기존 시장에의 도전은 실제로 성공보다는 실패 확률이 높고, 만일 성공한다고 해도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한 거대기업들에게 빼앗기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선구적인 도전을 반복하는 것에 의해 유저들은 보다 저렴하고 손쉬운 서비스의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아직도 패키지 게임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북미 시장의 경우를 보자.
점점 붐을 이루고 있는 스팀 서비스나 임펄스, 다이렉트2드라이브같은 게임 디지털 송신 시스템은 무너지는 PC게임 패키지 시장의 구원투수로 등장, 몇년새 급성장하고 있다.


Xbox LIVE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등을 포함한 북미의 온라인콘텐츠 딜리버리 시장의 규모는 게임 시장 전체의 약 10%에 불과하지만, 이미 2조원이 넘는 거대한 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불법 복제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는 점이 온라인콘텐츠 딜리버리 시스템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장을 더욱 파고들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려는 영국의 ‘그린맨게이밍’이라는 회사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COO인 장 루찌오 씨는 현지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디지털 다운로드를 통해 구입한 게임은 다시 되팔 수 없었기 때문에, 게이머가 또 다른 게임을 구입하는데 부담을 줘왔다”라며 “우리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에 의해서 디지털 콘텐츠를 손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게임 소프트웨어의 재고를 소매점이 전부 떠안는 미국에서는 지방 소도시 매장뿐 아니라, 게임스탑이나 아마존닷컴 같은 대형 매장에서도 중고 게임 소프트의 거래가 활발하다. 그러나 중고 게임의 거래는 퍼블리셔나 개발사 입장에서는 매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패키지의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 무형의 디지털 콘텐츠가 그린맨게이밍의 기술에 의해서, 중고 게임이 거래되는 것처럼 유통되는 것이다.


이 새로운 시스템은 오는 3월말부터 시작될 예정으로 초기엔 400타이틀, 연말까지 2,000개 타이틀의 라인업이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스팀 서비스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타이틀 수가 1,050개 정도인 것에 비하면, 유저간의 중고 거래뿐 아니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그린맨게이밍 측은 게임이 거래될 때마다 퍼블리셔에 로열티를 지불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이들의 중고 게임 거래에 대한 불만을 어느정도 해소해줄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은 무모해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산업의 성장은 이들 챌린저에 의해 혁신적으로 발전해왔다. 어딘지 꽉 막혀있는 듯한 우리 게임업계에도 새로운 도전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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