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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나가는 게임크러쉬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10.04.0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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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품이든 남성을 타깃으로 한 것들은 속칭 ‘여성 마케팅’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여성용 MMORPG라든가 여성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그래픽 등을 내세우는 게임들은 실상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남성 유저를 현혹하기 위한 방편인 것들이 비일비재하다.


조물주가 의도한대로 남성은 동성보다 이성과 함께 하는 것에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인 셈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게임크러쉬(GameCrush)라는 소셜 서비스 사이트가 오픈돼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이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다름 아닌 여성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원래 미국에서는 맞벌이 부부를 대신해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도우미를 공급하는 ‘플레이데이트’란 게 있었다. 게임크러쉬는 이곳에서 모티브를 얻어 생겨난 사이트로 ‘성인 게이머를 위한 최초의 소셜 사이트’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단순한 캐주얼 게임부터 FPS게임까지 나름대로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모든 게임을 여성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오픈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1,200명의 여성이 확보돼 있다고 한다. 사이트에는 미모의 여성들의 사진과 프로필이 걸려있고, 그녀들과의 채팅은 공짜란다. 마음에 드는 상대가 발견되면 초대를 통해 화상 채팅을 하며 약 10분간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재는 Xbox360용의 ‘GTA4’, ‘기어스 오브 워2’, ‘헤일로3’ 등 일부 게임만 플레이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머지 않아 PS3나 닌텐도Wii 등의 게임도 대응될 예정이다. 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같은 MMORPG도 라인업에 추가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Xbox Live를 이용해 플레이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 게이머를 초대해도 화상 채팅을 하면서 게임을 할 수는 없다. 결국 모니터 상에서는 게임 화면만 나오기 때문에, 여성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당초 취지는 퇴색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회원 가입은 무료로 가능하지만, 여성과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비용은 500크레디트를 구입하는데 8.25달러(약 9,400원)를 내야한다.


한번 플레이하는데, 400크레디트가 소모되고, 팁으로 100크레디트가 추가로 빠져나간다. Xbox Live용 게임은 약 10분, 캐주얼 게임은 6~7분만에 8.25달러나 소모되는 것이다.


이런 과도한 가격 설정에 대해 게임크러쉬 측은 “바(Bar)에서 여성에게 술을 한잔 사주는 비용과 동일하게 산정한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현재 여성 회원들의 등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어떠한 사전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공개되고 있지 않다. 실제로 게임을 좋아하는 여성 게이머뿐 아니라, 게임에 전혀 관심이 있는 여성들도 돈벌이를 위해 지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게임크러쉬는 여성 마케팅의 극한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이쯤 되면 거의 막장 수준이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한편에서는 지금까지 게임업계에서 이런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놀라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건 몰라서 하지 않았던 게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넘지 말아야할 선을 지켜왔던 게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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