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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210억 시간 게임을 한다면…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10.04.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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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게이머들의 주당 온라인게임 플레이 시간을 합하면 30억 시간에 이른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그렇게 많은 시간을 온라인게임에 허비하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유명 게임 디자이너 제인 맥고니거 씨는 30억이라는 시간은 아직도 부족한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컨퍼런스 ‘TED 2010’의 연사로 나서 인류가 기근, 빈곤, 기상 이변, 분쟁, 비만 등 여러 가지 복잡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게임 플레이 시간을 적어도 주당 210억 시간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컨퍼런스의 청중들은 그녀의 황당한 주장에 대부분 고개를 내저었지만, 면밀한 분석을 통한 제언에 꽤 동조해 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제인 맥고니거 씨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하는 비영리 단체 ‘Institute for the Future’에서 게임의 사회학적인 연구 분석을 해왔고, 지구의 에너지 위기를 테마로 한 기능성 게임과 베이징올림픽에서 맥도날드가 해온 이벤트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녀에 따르면, 게이머가 가진 잠재적 가능성은 단순히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오한 것이라고 한다. 게임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당장 눈 앞에 떨어진 당면 과제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그런 기반에서 ‘세계를 구해낸다’는 매우 큰 스케일의 과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강한 신념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통한 협업의 중요성과 그 성공 가능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효과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게임이 문화적으로 발전한 나라들의 평범한 청년층이 21세까지 1만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그 게임 플레이 시간을 통해서 체득한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다면, 인류는 현재 전세계에 5억명에 달하는 게이머 자원을 다양한 부문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대한 문제가 하나 존재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게임과 현실의 사회생활은 양립될 수 없다고 단념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은 그저 취미의 하나일 뿐 이를 통해서 산적한 사회문제를 해결해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제인 맥고니거 씨는 게임을 통해 습득한 우수한 능력을 현실의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방안이 앞으로의 숙제라고 역설한다. 그녀가 주장하는 주당 게임 플레이 210억 시간은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하루 1시간씩 게임을 하면 달성할 수 있는 양이라는 것이다. 제인 맥고니거 씨의 주장대로라면 게임을 하는 인구가 많아질수록 인류가 당면한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더욱 빨라진다는 논리이다.  


다소 황당한 주장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최근 우리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소년들의 게임 플레이 시간을 제한한다는 정책과는 원천적으로 대비되는 놀라운 가설이 아닐 수 없다.

게임 과몰입 문제 등 우리 앞에 놓인 현안들을 바람에 갈대가 흔들리듯 우왕좌왕할게 아니라, 긍정적인 시각으로 해법을 찾는 게 현명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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