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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여는 방법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an.kr
  • 입력 2010.04.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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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미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월정액 방식의 과금 모델에서 개별 아이템을 파는 ‘마이크로 트랜젝션’, 쉽게 말하면 부분유료화 모델이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방식은 이미 북미 시장에 도입된 지 몇 년이 지나고 있지만, 월정액 지불에 습관화된 현지 유저들에겐 그다지 어필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라이브게이머(LiveGamer)社의 CEO인 미치 데이비스는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 2010에서 잠재적 수요가 큰 아시아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올해는 북미의 메이저 게임사들도 버추얼 아이템 상품 시장에 적극 참여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이브게이머는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거래 비즈니스를 시작해 초기에는 게임회사들과 유저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저간의 안전한 아이템 거래와 게임 운영회사에 과금 노하우를 컨설팅해주는 비즈니스로 방향을 전환하는 한편, 버추얼 아이템에 관한 마켓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라이브게이머가 개발한 P2P거래에 관한 기술을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가 자사 게임에 적용한 것을 비롯해 어클레임이나 펀컴 같은 회사도 라이브게이머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세계 85개 게임사, 125종의 게임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회사 중에는 CCR, 그라비티, 씨알스페이스 등도 고객 리스트에 올라 있다.


라이브게이머는 기존의 라이브게이머 익스체인지를 크로스 플랫폼화시킨 ‘라이브게이머 엘리먼츠’의 상품화를 준비중이다. 이는 유저가 여러 종류의 MMORPG나 웹게임, 소셜게임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월렛(전자지갑)을 하나의 통합 아이디로 이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라고 한다.


이를 사용하면, 신용카드나 웹머니 지불, 유저간의 아이템 거래 등은 물론 사기 행위의 방지, 다양한 아이템 리스트의 운용, 게다가 유저들의 구매 행위 분석까지 손쉽게 가능하다고 한다. 플랫폼이 달라도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또 아이들이 부모의 계정이나 신용카드를 몰래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페어런트 콘트롤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페이스북에서 이용 가능한 페이스북 크레디트가 곧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애플도 앱스토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버추얼머니를 올해 안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팔이나 마이스페이스도 이런 분위기에 가세하고 있어 북미의 버추얼머니 시장은 머지않아 춘추전국시대를 이룰 전망이다.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킨 것은 역시 소셜게임이라 볼 수 있다. 불과 5년 사이에 전세계 4억명의 회원을 확보한 페이스북 수익 중 20%가 마이크로트랜젝션 방식의 게임 아이템 모델이라는 게 이를 반증한다. 또 아이팟이나 아이폰에서 음악파일, 게임 등을 낱개 단위로 1~10달러 정도로 구입하게 되면서 북미 유저들이 지갑을 여는 형태가 바뀌어간 것이다.


북미에서 급격하게 확대 조짐을 보이는 마이크로트랜젝션, 부분유료화 방식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처음 고안된 방식이다. 현지 전문가들 또한 한국에서 시작된 수익 모델이라는 걸 인정하고 있다. 물론 뿌듯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해지는 게 사실이다. 이 방식에 발빠르게 대응해, 보다 업그레이드된 상용 모델들이 현지 회사들로부터 꿈틀대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강국에 걸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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