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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익스큐션] FPS의 명가로 태어나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02.2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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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 가능할까. 게임업계 개발사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향이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것이 사실. 최근 나오는 게임들은 트렌드를 중시하면서 게임성에 치중하기보다는 대중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FPS(1인칭 슈팅게임) 장르의 경우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카운터스트라이커’로 귀결되는 밀리터리 액션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이런 판박인 FPS 시장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다잡겠다는 당찬 각오로 만들어진 게임이 바로 ‘워록’이다. 실제로 국제적인 테스트를 거치면서 게임성 입증과 동시접속자 수 3만 고지를 바라보면서 국내 FPS 게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 비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마리 토끼 사냥. ‘꿈실행사’가 말하는 사냥기술을 알아봤다.

발렌타인데이, 초콜릿의 향기로 가득한 지난 2월 14일 드림익스큐션을 찾은 시각은 오전 11시. 수요일 업데이트로 분주한 가운데, 개발사 앞에 눈에 띄는 문구가 기자의 시선을 잡았다. ‘축 환영’, 개발사 인터뷰를 수많이 다녀봤지만, 기자 인터뷰가 있다고 해서 개발사 앞에 크게 문구를 단 경우는 처음이었다. 당황스러움과 행복감이 교차함도 잠시, 기자의 상상을 여지없이 깨는 양배영 기획 실장의 말. “아 얼마 전에 늑대소굴에 드디어 꽃이 피었습니다. 드림익스큐션 설립이래 최초 여성직원이 고용됐습니다.”

2000년 드림익큐션 설립 이후로 쭉 남자 직원만이 채용, 그야 말로 회사 분위기 자체가 군대(?)였다. 그런 와중에 그래픽 파트로 아리따운 여성이 채용, 최근 드림익스큐션의 분위기는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여성 직원의 힘은 강했다. 그간 대충대충 입고 다니던 남자 직원들이 깔끔해졌고 스타일까지 변화했다는 것이 양실장의 귀띔. 그도 그럴 것이 그 동안 50명 모두 남자였으니, 그간 생활은 굳이 어렵게 상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 남자 직원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할 정도로 자상한 모습을 보이는 여직원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칙칙했던 분위기 쇄신과 함께 개발에도 활기를 띠면서 ‘워록’ 업데이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양배영 실장은 “개발실 분위기가 한층 좋아지면서 ‘워록’의 인기도 동반상승하고 있다”며 “다시 처음부터라는 생각으로 팀원모두가 열심히 일에 정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션모드를 추가, 장비전(탱크 및 헬기, 비행기 탑승)에 어려워했던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조한빈 이사는 “게임성과 동시에 대중성을 계속적으로 이어가이 위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미션모드가 발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 기존 FPS 유저들이 다양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게임성을 살리면서 유저들의 트렌드를 분석, 대중적인 면을 강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림익스큐션은 영문사명 뜻 그대로 ‘꿈을 실현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1998년 삼성소프트웨어 맴버쉽에서 만난 장윤호 대표, 조한빈 이사, 김병석 이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정말 꿈 같은 일을 게임을 통해 유저들에게 전달하겠다는 포부로 만들어진 만큼 유저들에게 제대로 된 게임을 선보이자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소프트웨어 멤버쉽이 구심점이었던 것 만큼, 게임을 만드는 도구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워록’의 3D엔진은 드림익스큐션의 진도엔진연구소에서 만들었다. 진도엔진연구소는 ‘진도개’라는 우리나라 토종을 상징할 수 있는 심볼을 모토로 명명하게 됐다. 조한빈 이사는 “국내 게임산업이 최고조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자체 개발엔진이 거의 외산 엔진을 변형한 것이라서 안타까웠다”며 “진도엔진연구소를 통해 국산엔진 개발, 세계시장에서 국산 엔진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싶었다”고 진도엔진연구소의 설립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양배영 게임기획실장은 “진도엔진을 거의 상용화 수준까지 끌고 왔다”며 “‘워록’을 통해 진도엔진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 우수 엔진들 대부분이 게임의 성공과 함께 엔진의 우수성을 입증 받았다. ‘진도엔진’역시 ‘워록’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의 우수성을 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EA를 비롯 해외 메이저 개발사로부터 ‘워록’의 온라인 및 게임엔진의 우수성을 검증 받아 수 차례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을 양배영 실장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워록’은 국내 FPS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아직 유저들의 대세로 자리잡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직관적인 액션 시스템에 길들여진 국내 유저들에게 너무 앞선 게임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 조한빈 이사는 “여러 측면에서 ‘워록’의 게임성을 시험하고 있다”며 “대중적인 트렌드를 살려 이번에 업데이트한 ‘미션모드’가 큰 반향을 일으키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임의 퀄리티와 게임성 모두 타게임보다 우수함을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양배영 실장 역시 “게임을 접한 유저라면 그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며 “대중적인 면에 집중하고 그 결과가 좋게 나올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워록’의 퍼블리셔는 넥슨. 1400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업체인 만큼, ‘워록’의 미래는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넥슨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워록’에 대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고 최근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워록’의 동시접속자(이하 동접자) 수는 3만, 온라인 게임으로서는 충분히 성공한 게임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타 FPS게임들이 워낙 많은 동접자 수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 ‘워록’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 뿐. 만족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욕심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듯하다. 국내 FPS시장에서 1위를 하는 그 날까지 꾸준한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개발사. 그리고 그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퍼블리셔. 그들의 욕심이 채워지는 날 국내 FPS의 역사는 다시 쓰여질 것이다. 꿈실행사, 그들의 대 반전을 기대해본다.

[ Zoom In ]
▼ 드림 익스큐션 식구들.

[side story] 워록은?
‘워록(Warrock)’은 게임 개발 전문회사인 드림익스큐션이 개발하고,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을 성공시킨 바 있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신개념의 온라인 전략 FPS (First Person Shooting) 게임이다. 실감나는 전투 장면을 구현해 줄 ‘워록’은 게임 엔진 개발 기간에만 수 년이 소요될 정도로 높은 완성도와 전략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탑승 장비 및 스카이넷 시스템을 강점으로 하고 있다. 2004년 11월 첫 번째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작으로 지난 6개월 동안 진행된 총 세 차례의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지난 2005년 5월 5일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최근 ‘미션 모드’를 추가 기존 FPS 게임들에서 재미를 인정받은 모드를 채택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김은진 기자 |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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