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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프론트] 신뢰로 뭉친 옹고집 개발사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8.2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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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온라인 게임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자연 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게임사들의 활로 찾기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때론 처절하기까지 하다.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들이 완성도 높은 게임 개발보다는, 국내 유명 퍼블리셔에 보다 좋은 조건에 판매하는데 열을 올리기 일쑤이고, 멋진 포장에만 급급해하고 있다. 개발에만 주력하는 것은 오히려 모험이나 도박으로까지 비춰지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그러나 오늘 소개할 이곳 ‘엔프론트’는 분명 다르다. ‘시장만 커졌을 뿐, 더 이상 먹을 것 없는 그림의 떡’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 앞에,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한다’며 막바지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그들은 위기(危機)의 ‘기’자가 기회(機會)의 ‘기’자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지난 8월 16일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온라인 신생 개발사 엔프론트를 찾았다. 개발사에 들어서는 순간, 눈앞에 들어온 것은 영세함 그 자체였다. 그 흔한 흡연실은 물론, 회의탁자 조차 전무했다. 다닥다닥 붙은 개발자들의 책상에서 여유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이를 대신해 뜨거운 열정과 열기만은 여느 초대형 개발사조차 흉내낼 수 없는 신선함이었다. 엔프론트의 사업본부 배준석 이사는 “회의탁자가 없는 것이 이상하죠? 회의 많은 회사치고 잘 되는 곳 없잖아요(웃음)”라며 “사실 다음 주 월요일 식구들의 복지 차원에서 역삼동으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개발자나 직원이라는 평가 대신 ‘식구’라는 단어를 선택한 배이사. 개발자들의 편의를 위해 급전이 필요한 현실에도 과감히 사옥 이전을 결정한 엔프론트 수뇌부.

이러한 표현, 이러한 생각 하나만으로도 엔프론트의 회사 분위기가 어떠한지는 굳이 밝힐 필요조차 없을 터. 잠시 눈을 돌려 개발사의 전체 풍경을 담아봤다. 분명 관계자를 통해 총 45평에 달한다고 들었으나, 너무도 작게 느껴졌다. 사장실이나 이사실이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좁게 느껴지는 이유. 해답은 다른 곳에 있었다. 회의탁자가 들어설 공간 대신 개발자들이 보다 편히 쉴 수 있는 취침실 2곳을 마련해 놓은 까닭이다.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았다. 회의 탁자마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려 2곳의 취침실이라는 발상은, 개발자 출신의 엔프론트 수장 최우철 대표의 생각이었다. “편안하게 쉬지 못한 식구들에게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을 바랄 수는 없습니다.” 힘주어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강인한 의지가 숨어있었다. 정녕 필요한 공간은 회의실이 아닌 보다 편안한 쉴 곳이라는 그의 판단은, 개발자들로부터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내부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었다.

사실 엔프론트의 개발자 총 18명 중 단 한명도 신입사원이 없다. ‘프로토코스’를 개발했던 함용진 개발이사를 필두로, 수년간 CCR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로 구성됐다. 따라서 특별히 투자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새 보금자리를 만들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신감각 액션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는 오랜 서로 간의 신뢰가 가져온 놀라운 힘이 아닐 수 없다. 투자를 받더라도, 반드시 직접 게임을 운영하고 싶다는 이들의 옹고집. 이들을 우리가 진정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독 퍼블리셔에게 기대는 게임 개발사가 많은 요즘이기에.

엔프론트가 궁금하다
2003년 10월 총 6명의 개발자들이 새로운 게임회사 설립을 논의했고, 다음 해 1월 개발 스튜디오 NXG를 설립했다. 이후 함께 일해 왔던 동료들이 합류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18명으로 숫자가 불었다. 2005년 12월에는 ‘루딕스 온라인’의 프로토 타입에 맞춰 주식회사 엔프론트를 법인 설립하고 티저 사이트 오픈이 병행됐다. 이후 2006년 7월 제 18차 온라인게임 테스트베드 지원업체에 선정(게임기술지원센터)됐고, 벤처 기업 인증(중소기업청) 따냈다.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사명은 없다. 무엇 하나를 지키기보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의성을 중시한 때문이다. 엔프론트의 CI는 계단을 기본 컨셉으로 삼고 있다. 계단 자체가 높은 곳의 목적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 과정을 상징하고 있다. 더욱이 엔프론트의 계단은 유한의 목적지가 아닌, 무한의 목적지를 가진 끝이 없는 계단이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새로운 영역을 향하고자 하는 엔프론트의 개척 정신과 도전 정신을 형상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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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수: 총 18명
+ 대표이사: 최우철
+ 홈페이지: www.nfront.co.kr
+ 대표작: 루딕스 온라인/ 10-12세 타깃/ 3D 카튠 랜더링/ 2006년 4/4분기 클로즈 베타 예정/ 액션성을 강조한 3D 횡스크롤 방식
+ 사업영역: PC온라인 게임 개발/ 상용 엔진 및 툴킷 제작/ 모바일, 비디오 게임 등 각종 플랫폼 게임 개발 분야
+ 향후 계획: 신생 개발사 이미지 부각을 필두로, 온라인 시장 진입을 통한 안정적 매출 구조 창출/ 기술적 기반의 확립 및 비 PC플랫폼 시장으로의 플랫폼 확장/ 기술 개발력을 인정받는 일류 써드 파티 업체로의 성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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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여성의 출입을 금하노니]
엔프론트 설립 이후, 지금껏 단 한명의 여성분도 이곳에 발을 디딘 적이 없다. 실제로 당일 본보의 여성 사진기자가 출입문에 들어서자, 엔프론트의 전 직원은 당혹스러운 눈빛이 역력했다. 하지만 ‘청소를 해야 한다’, ‘쓰레기를 비워야 한다’, ‘책상을 정리해야 한다’는 등의 어수선함 대신, “내일 이사합니다”라는 요상한 면죄부로 모든 것을 둘러댔다. 마치 평소에는 그러한 것들이 제대로 지켜졌다는 듯이.

[EPISODE 2 써보고 구입할지어니]
처녀작 ‘루딕스 온라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범용 그래픽엔진을 통해 개발됐다. 하지만 해당 엔진은 아카데미 버전으로, 정식 사용이 허가되지 않은 버전. 이에 이달 내 정식 구입을 신청할 계획이다. 물론 해당 엔진의 상당 부분을 개조, ‘루딕스 온라인’에 최적화된 엔진으로 승화시켰다. 게임 엔진은 이를 통해 개발하는 것보다 이를 분석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것이 정설임을 살펴볼 때, 이들의 게임 엔진 관련 노하우는 상당한 것으로 비춰진다. 물론 선(先)사용 후(後) 구매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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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개발사답게 여러모로 일손이 부족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리, 총무, 프로그래머, 3D그래픽 디자이너, 웹 디자이너, 게임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관심이 있는 독자분들은 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첨부, 발송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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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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