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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브이 ‘샤이야’ 개발팀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9.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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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 프로젝트들이 소위 ‘블록버스터’급 온라인게임으로 변화되는 가운데 이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국내 베테랑 게임 개발자들만으로 구성된 이들은 자체 엔진을 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급 최저의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만들어냈다. ‘얼마나 더 화려해지느냐’보다는 ‘얼마나 더 재미있느냐’에 초점을 맞춰 ‘샤이야’라는 게임을 탄생시킨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홍수처럼 밀려드는 MMORPG의 물결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중국에서 해답을 찾았다. 기사회생의 고리를 만든 것이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샤이야’는 동시접속자 35만 명을 기록했다. 중국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점차 동시접속자수가 동반상승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결국 그들을 틀리지 않았다. 모두가 ‘예’라고 외치는 현실 속에서 의미 있는 ‘아니오’를 외친 이들, 바로 소노브이의 ‘샤이야’ 개발팀이다.



게임의 재미 우리 손에서 ‘척척’

‘샤이야’는 지난 2004년 9월, 8명이 모여 처음 시작된 프로젝트다. 당시 개발팀은 향후 유저들의 성향이 PvP를 즐기는 쪽으로 변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하드코어 PvP MMORPG’를 목표로 개발을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놀라운 속도로 진행됐다.

 1년 만에 MMORPG만드는 괴물팀
개발 시작 후 6개월 만에 데모 버전(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다시 6개월 뒤 클로즈드 베타에 돌입했다. 일반적으로 클로즈드 베타에 돌입할 수 있을 정도로 MMORPG를 개발하는데 드는 시간이 2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속도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3개월 뒤 오픈 베타에 돌입하면서 사실상 1년 3개월 만에 기본 틀을 완성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시작 후, 현재까지 단 한번도 예정되지 않은 서버 다운이 없었고, 10년 전 컴퓨터로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최적화된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샤이야’팀의 개발력을 여실히 증명해 낸 쾌거였다.



 노익장(?)들의 강력한 파워가 원동력
이처럼 뛰어난 개발력의 비밀은 베테랑들로 구성된 개발팀의 경험에 있었다. ‘샤이야’는 소노브이로써는 첫 프로젝트이지만, 개발팀은 이미 여러 유명게임에서 착실히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평균연령 32.5세, 평균 개발경력 8년. 사실상 업계 최고의 ‘팀장급’ 베테랑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인 셈이다. 따라서 게임을 만들어 내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최규호 애니메이션 총괄 팀장은 “서로 실력을 믿게 되니까, 일단 작업을 맡으면 여지없이 개발에 돌입할 수 있습니다. 상호간의 토론도 길어지는 상황이 있지만, 대부분 빨리 그 문제점을 파악하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어 개발이 빨리 진행됐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개발팀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이 전민욱 PD의 말이다. 처음 게임 개발을 시작한 8명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개발팀이 연일 밤낮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 특히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희생으로 인해 빠른 작업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샤이야’개발팀장들은 ‘게임에 대한 열정’이라는 단 한마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해 버렸다.

하지만 평균연령이 높아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었다. 게임을 주로 플레이하는 신세대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이 하재학PM의 전언이다. 하PM에 따르면 현재 ‘샤이야’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연령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가장 많다고 한다. 특히 40대에서 50대 유저들마저 있을 정도로 평균 유저의 연령층이 높다. 그러나 사실상 게임을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유저들인 10대 계층을 잡지 못하고 있어,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샤이야’팀은 게임에 신선함을 선사해줄 새로운 개발진을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샤이야’가 궁극의 목표로 잡은 것은 유저들 간의 대규모 PvP전투이다. 따라서 이 전투가 치러질 때 유저들에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큰 이슈는 랙을 줄이는 것. 이를 위해 ‘샤이야’개발팀은 기술적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 버그! 까짓거 다 잡아버리겠어- 프로그래밍팀

 특급 프로젝트, 랙을 줄여라
프로그래밍 팀은 486컴퓨터에서도 동작하고, 모뎀으로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야했다. 따라서 어떤 데이터든지 가볍게, 또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사실상 잠깐만 손보면 해결될 수 있는 그래픽 퀄리티 처리방식과 같은 요소도 모두 배제했다.

또한 복잡한 연산을 지양하고 철저히 정수위주로 게임을 처리하되, 필요한 부분에서는 많은 소수점이 발생하지 않는 방식을 취해 클라이언트를 개발했다. 그 결과 현존하는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문제없이 동작하는 게임이 완성됐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부분을 버리다 보니 개발상에서 자연스럽게 문제가 도출됐다. 가장 큰 불만은 그래픽 팀에 있었다. 훨씬 더 멋진 퀄리티의 그래픽을 만들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설정상의 문제로 이를 구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타 게임에 비해 1/3에 지나지 않는 폴리곤수로 캐릭터를 제작해내야만 했고, 캐릭터의 움직임에도 극히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배경을 만들어낼 때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화려한 광원효과나 쉐이딩 기법을 지원하는 타 엔진과는 달리 무조건 가볍게 처리해야 하는 엔진의 특성상 점 하나로 모든 것을 표현해내야만 했다. 따라서 배경을 제작할 때 아예 그 부분을 고려해 화면상에 붙여버리는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계산은 빨라졌지만, 작업양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샤이야’의 그래픽은 동급 사양에서 동작하는 타 게임에 비해 압도적인 그래픽을 자랑한다.

이들의 불만을 떠안고서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기획팀의 역할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이펙트를 자랑하는 타 게임에 비해 외형적으로 보이는 요소가 조금은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게임의 성공은 기획팀의 책임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샤이야’의 기획팀은 7개 지역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대규모 PvP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설정상 초기 유저들을 붙잡지 못하는 문제점이 존재했지만, 게임이 점차 안정화되고 본격적인 대규모 PvP가 실시되자 게임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결국 이 전략이 적중해 인기를 끌었고, PvP를 경험한 유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얻기 시작해 동시접속자 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많은 유저들이 한번에 접속할 수 있는 중국에서 이 게임은 더욱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 남자는 힘(?)! - 그래픽 애니메이션팀

 안정화가 최근의 이슈
지난 7월 31일부터 대규모 업데이트를 감행하면서 ‘샤이야’에서 현재 최고의 문제점은 시스템의 안정화에 있다.

제대로 된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한 탓에 랭킹시스템의 오류가 서버 전체의 문제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이를 수정하기 위해 ‘샤이야’개발팀은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현재는 대부분 안정화된 상황이지만, 아직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고쳐야한다는 판단 하에 현재까지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추후 샤이야는 마지막 에피소드 업데이트를 실시한 이후, 확장팩으로 예정된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할 예정에 있다. 이와 같은 개발 과정으로 ‘샤이야’팀은 오늘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샤이야와 결혼했어요 - 기획팀

   개발팀장들의 이구동성  

게임개발이 최적인 회사


▲ 팀장급 회의 장면


개발팀들이 마음껏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회사

소노브이는 경영진의 압박이 없는 회사라는 것이 개발팀장들의 전언이다. 이를 테면 한 가지 쟁점이 있을 경우, “이렇게 해 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로 토론이 시작되는 방식이라는 것. 경영진에서 “이 부분은 이렇게 바꿔라”라는 명령이 내려오는 것이 개발사들의 관례임에도 불구하고 소노브이는 다르다고 말했다. 따라서 개발팀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 ‘샤이야’의 대박에 크게 일조하게 됐다는 것이 개발팀장들의 말이다.

게임 개발자가 정년퇴직할 수 있는 회사
최신규 사장은 “외국의 게임 개발자들처럼 나이가 많은 이들이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는 문화가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최 사장은 국내에도 이와 같은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샤이야’개발팀이 모였고,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기 위한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좀 더 노하우를 쌓아 같은 ‘소노브이 가족’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는 것. 특히 이 노하우들을 발판으로 더욱 좋은 게임들을 개발하는 것이 소노브이의 목표라고 한다. 따라서 실력이 있다면, 개발자들이 유일하게 정년퇴직을 생각할 수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zomm in]


▲ 전경


▲ 소노브이 인포


▲ 사이야 게임은 우리가 책임진다! 운영팀


▲ 포스가 느껴지시나요 ~ 그래픽 캐릭터 파트


▲ 그래픽 배경아트팀


▲ 사이야 해외 사업팀


▲ 전민욱 사이야 총괄PD


▲ 사이야 게임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사운드 책임자.


▲ 저희는 73년 소띠 그룹이에요


▲ 친구~ 이거봐봐~ 이렇게 하는거라구!


▲ 역시 땡땡이는 즐거워~ 비스켓 하나에 목숨 걸던 사이야 개발자들.


▲ 사이야 개발팀 막내 다운 모습~ 야근은 필수! 빨래통이라고.


▲ 먼저 맡는 사람이 임자! 취침실 내부 공개.


▲ 피큐어 이미지


▲ 피큐어 이미지


▲ 운영팀 자체 서버 확인용


▲ 샤이야 캐릭터 CG 엘프


▲ 샤이야 캐릭터 CG 데쓰이터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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