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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의 도덕성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0.10.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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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빌, 마피아워즈 등의 성공으로 소셜게임 분야에선 경쟁자가 없다고 봐도 좋을 만큼 급성장한 회사가 바로 징가(Zynga)사다. 그러나 그 비약적인 성장 뒤에는 감춰야만 했던 치부가 있었던 것 같다. 이 회사의 마크핀쿠스 사장이 “게임을 만들 때는 다른 회사의 아이디어를 도용해도 상관없다”고 발언한 것이 얼마 전 들통나 그간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마크 사장의 충격 발언은 ‘SF위클리’라는 뉴스 사이트에 처음 보도됐다. 이 매체는 징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직원과의 인터뷰 도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그 직원은 마크 사장과의 회의 중에 “이노베이션 따위는 어떻게든 상관없다. 이미 노하우가 쌓인 게임회사들을 우리들이 넘어서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흉내 내서라도 높은 매출을 올리면 그만”이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다른 회사의 게임 아이디어를 도용해, 오리지널 게임을 시장에서 물먹이는 방식이 징가사에서 자행됐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레 사내 개발팀들에게도 세뇌됐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비도덕적인 마인드가 생기게 됐다는 것이다.


인터뷰에 응한 직원은 “징가는 무엇이든지 얼토당토한 기업 문화를 강조하고 일그러진 비즈니스를 강요하고 있다”고 말하며 “지금까지 내가 근무했던 회사 중에 가장 사악한 기업이었다. 이곳에 입사하려는 친구를 진심으로 말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SF위클리는 이 직원이 익명을 요구했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서술하고 있지만, 징가의 일부 인기 소셜게임들은 기존 게임과 매우 유사한 점이 많다고 기사를 통해 지적하고 있다.


마크 사장 본인도 지난해 11월, “이익 창출을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해왔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적이 있고, 여러 곳의 뉴스 사이트에서 징가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가 다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징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SF위클리 등의 보도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게임컨설턴트로 유명한 ‘니콜라스 로벨’은 개발자 중심의 뉴스 사이트인 ‘가마수트라’에 기고한 자신의 칼럼을 통해 ‘오만한 기사’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소셜게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데 크게 기여한 징가의 공로는 배제한 채, 과거의 이야기로 비난만 하고 있는 것은 전문 미디어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언론 보도 자체가 아직도 소셜게임을 게임의 한 범주로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년전 온라인게임으로 급성장한 우리나라의 몇몇 게임회사들도 이와 같은 비난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나무가 커지면 커질수록 비바람을 많이 맞는 법이다. 불과 수년만에 큰 나무가 된 징가도 세상의 주목을 받는 만큼, 기업 이미지에도 신경을 써야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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