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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 be Back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0.11.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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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PM의 아일비백(I'll be back)이란 노래가 가요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그들의 손가락 동작은 영화 터미네이터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시킨다. 안무도 노래 제목도 주인공 아놀드슈왈츠제네거가 용암에 빠져드는 마지막 씬에서 따온 듯하다. 


액션 영화배우로 오랫동안 세인들에게 사랑받았던 아놀드슈왈츠제네거이지만, 게임업계에선 공공의 적(?)이 된 지 오래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그는 미성년자에게 폭력 게임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법안을 세우기 위해, 게임업계와 날 선 대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법안은 2005년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묘사가 있는 게임의 판매 금지를 가결한 것에서 시작된다. 미국 게임업계에는 ESRB라는 자체 심의기구가 있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니 금지법안을 만들어야한다는 주장이다. 아놀드슈왈츠제네거도 이 법안에 서명하고 앞장서 목소리를 높여왔다.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방법원은 폭력적 묘사가 있는 게임이 어린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는 이유로 이 법안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아놀드슈왈츠제네거는 이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재심리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게임업계는 아놀드는 위선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8월에 개봉된 익스펜더블이라는 영화에 아놀드가 특별출연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남미의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용병팀의 활약을 그린 것으로 그야말로 폭력이 난무한다. 이 영화는 지나친 폭력을 묘사하고 있지만, 17세 이하의 청소년은 보호자와 동반하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미국의 영화산업은 수십년동안이나 자체적인 심의로 충분히 그 기능을 다해왔다.


유니버설스튜디오에 가면 ‘터미네이터2 : 3D’라는 놀이기구가 있다. 물론 근육질의 아놀드슈왈츠제네거가 영상으로 등장한다. 인간과 로봇의 총격전이나 살상 장면, 불꽃 연기가 타오르는 전투 효과, 심하게 흔들리는 진동 의자 등 매우 자극적인 체험 기구다. 그러나 어린이들도 아무런 제재 없이 이 기구를 탈 수 있다.


아놀드슈왈츠제네거는 수십년간 자신이 활동해왔던 영화계에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도 게임산업에는 왜 그토록 엄격한 법률적 잣대를 내미는 것일까.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인가. 미국 게임업계는 폭력성 강한 게임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야하는 것은 부모의 일이지, 정부의 역할이 아니라며 아놀드의 행동을 조롱하고 있다.


11월 2일에는 미국게임업계 단체인 ESA(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EMA(Entertainment  Merchants Association) 등의 대표자와 아놀드슈왈츠제네거가 연방대법원에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폭력 묘사가 있는 게임의 미성년자 판매 금지 법안이 위헌인가 아닌가에 관한 내용으로 양측은 극렬하게 맞섰다.


미국에서는 이전에도 일리노이, 미시간, 루이지애나 등의 지역에서 폭력 게임의 판매 규제 법안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모두 위헌으로 결정난 바 있다.


지구를 지키던 근육질의 용감한 히어로 아놀드가 게임업계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울 날을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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