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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1.01.0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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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 묘사가 강한 게임에 대해서, 세간의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인 게 사실이다.  게임산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하는 북미에서도 폭력적인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극단적인 시각까지 존재한다고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얼마전 미국 텍사스A&M국제대학의 크리스토퍼 퍼거슨 박사는 어린이들의 폭력 행위를 유발하는 요인 중에는 게임보다 더 유력한 단서가 있다고 발표했다. 


퍼거슨 박사는 멕시코 국경 지역의 소도시에 사는 10세~14세의 어린이 300여명을 대상으로 1년간 2회에 걸친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퍼거슨 박사는 어린이들이 비디오게임이나 TV,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폭력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를 분석했다.


일상생활에서의 폭력이라는 것은 멕시코 국경이라는 거주지역이 갖고 있는 문제나 부모들과 불화, 반사회적 행동, 친구 관계 등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포함한다. 조사팀은 가족간의 커뮤니케이션이나 가정 내 폭력, 우울증, 공격적 성향, 왕따, 비행 실태 등도 함께 조사했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 시점에는 응답자의 75%가 과거 1개월 이내에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한 적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폭력적 묘사가 포함된 게임을 플레이한 응답자는 40%나 됐다.
당연한 결과지만 여학생보다는 남학생 쪽이 폭력적 게임을 많이 즐기고 있었다.


1년이 경과한 후 다시 면접 조사가 행해졌다. 이 때에는 응답자 중 7%가 학생들간의 싸움이나 물건 강탈 등 폭력 범죄에 관여돼 있었다. 또 19%는 절도와 관련된 폭력이 수반되지 않은 범죄에 관련돼 있었다.


퍼거슨 박사팀의 1년에 걸친 심도깊은 인터뷰 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어린이들의 공격적 성향을 유발하는 단서가 되는 것이 바로 우울증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특히 반사회적인 성향이 있는 어린이들의 우울증 증상은 매우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간에 뿌리박혀 있는 비디오게임이나 TV에서의 과격한 묘사가 어린이들을 폭력적으로 만든다는 속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의미있는 결과였다.


퍼거슨 박사는 “우울증은 어린이들의 폭력성, 공격성을 예측할 수 있는 변수로 매우 유력하다”고 언급하며, “현재 우리 아이가 우울증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 수 있다면, 공격적 성향을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


그는 “현재 비디오게임의 폭력적 묘사와 공격성에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찾지 못한 상태이며, 우리들은 이와 같은 조사와 분석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우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낸 이번 조사는 한정된 지역에서 진행됐다는 점과 좀 더 명확한 근거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게임을 폭력 범죄의 원흉으로 언제나 손가락질 하는 무지한 사람들에게 따끔한 충고가 될만한 의미 있는 결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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