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정치
게임과 정치
  • 편집국장 김동욱
  • 승인 2011.01.13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에 비해 게임은 정치적 내용을 담는 것에 대해 아직은 터부시하고 있는 게 현실인 듯하다. 사회적으로 그 인식이 낮은 측면도 있고 굳이 정치를 담지 않더라도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소재가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오쇼크2, 갓오브워3, 파이널판타지13, 레드데드 리뎀션 등의 게임은 플레이어를 약자의 입장에 두고, 강력한 적을 쓰러뜨리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매우 혁명적인 소재이면서도, 현실 정치를 풍자하고 있지만,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게임일 뿐이다.


얼마 전 미국의 대중문화 비평 사이트 팝매터스는 현실 정치에 대해 따끔한 메시지를 담은 게임 3편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대 아프가니스탄을 무대로 미국 특수부대의 전투를 재현한 '메달 오브 아너:티어1 에디션'이 우선 첫번째 작품으로 꼽혔다.


당초엔 멀티플레이 모드에서 플레이어가 탈레반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자 유통사인 일렉트로닉아츠는 탈레반의 명칭을 테러리스트로 바꿨다.


정치권을 의식한 행동이었다는 게 뻔히 보이지만, 좀 더 유연한 방식으로 표현했다면, 굳이 탈레반이라는 명칭을 바꿀 필요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두번째 작품은 라이언헤드스튜디오가 개발한 ‘페이블3’다. 게임의 분위기는 판타지풍이지만, 9.11테러 이후의 미국 정계를 연상케 하는 설정으로 흥미를 끌었다. 게임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선택의 기로에서 재촉당하는 장면은 현실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주장과 일치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바다 저편에 있는 사막의 나라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나, 사상적으로 딱 절반으로 나뉘어진 민중이라는 모티브도 현재의 미국 정치 상황과 꽤 닮아 있다.


그러나 게임 후반부에서의 주인공의 선택이 어딘지 피해가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현실 정치를 아주 깊숙히 파고들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게임이라는 특성을 잘 활용하면,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선택이 초래한 결과를 리얼한 영상으로 보여줄 수도 있었지만, 이 부분이 아쉬웠다는 평가다.


세번째 작품 '어새신크리드 브라더후드'는 15세기 이탈리아를 무대로 하고 있다. 게임 내에는 여기저기에 배치된 심볼을 찾아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퍼즐이 준비돼 있다. 이 숨겨진 진실이라는 것에는 매우 강한 메시지가 내포돼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유착된 미국의 보수파 정치인과 법조인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힐러리클린턴을 타깃으로 한 듯한 다큐멘터리 영상에는 재판 장면이 등장한다. 금권정치에 편파적인 판결을 내린 미연방대법원의 존로버츠 판사는 게임 내에서 주인공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템플기사단의 후예로 표현될 정도라고 한다.


세 작품 중 어새신크리드 브라더후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작품은 게임으로도 고상한 비평을 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됐다고 평가됐다고 하니 매우 의미있는 일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