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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1.04.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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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위대한 게임 개발자 ‘피터몰리뉴’는 20대 초반이던 1982년에 자신이 태어난 영국에서 타우라스(Tauras)라는 게임 회사를 설립한다. 혈기 왕성했던 그는 당시 히트 치던 아타리 게임기용 타이틀 개발에 매진하며, 큰 꿈을 세웠다. 개발은 순조로웠고, 대박의 꿈이 점점 다가오는 듯했다. 그러나 얼마 후 닥친 아타리 쇼크로 회사는 하루 아침에 쫄닥 망하는 신세가 된다.


몇년간의 와신상담 끝에 피터몰리뉴는 새로운 게임을 잇달아 시장에 내놓게 된다. 그 중 ‘파퓰러스’는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갓게임(God Game)의 개념을 창조해 빅히트를 기록한다. 갓게임은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신(God)이 되어 게임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지고 자신이 가진 세계의 주민들을 번영시켜가는 방식이다. 이후에도 그는 던전키퍼, 블랙 앤 화이트, 페이블 등 게임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작품들로 전세계 게이머들을 감동시켰다.


그는 자존심 강한 영국에서 나라의 위상을 높인 사람들에게만 수여하는 영국 제국 훈장을 받은 최초의 게임 개발자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만 해도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는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게임 개발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만들어낸 히트 게임들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게임 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셈이다.


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시게루’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나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좋아했다. 학업은 당연히 뒷전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의 소질을 살려 지방 도시의 미술 전문대학에 진학했다. 어린 시절 친구들 중엔 일류대를 졸업하고 번쩍이는 대기업 배찌를 자랑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미야모토는 열등감과 함께 인생의 낙오자가 된 기분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1977년, 24살이 된 그는 닌텐도에 입사했다. 정상적인 루트로는 닌텐도에 들어갈 수 없다는 걸 느낀 미야모토는 아버지 친구의 빽(?)을 써서 닌텐도의 말단사원이 된다. 그는 몇해 전 한 인터뷰에서 “나의 학력으로는 아무리 열심히 취업 준비를 했다손 치더라도 닌텐도에 정상적으로 입사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술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에서 가장 추앙 받는 게임디자이너가 된 동시에, 뒷문(?)으로 입사한 닌텐도를 세계 최고의 게임회사로 만들어냈다.


도산을 하고도 재기에 성공해 세계적인 히트 게임들을 만들어낸 피터몰리뉴. 학벌 콤플렉스를 딛고, 자신이 몸담은 회사를 최고의 게임기업으로 만든 미야모토 시게루. 이들을 다시 일으켜 세운 원동력은 뭘까.


이 물음에 적절한 해답을 내려주는 책이 얼마 전 출간된 ‘회복탄력성-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인 것 같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말한다. 이 책은 시련과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이 매우 강한 회복탄력성을 가졌다는 것을 뇌파 실험을 통해 입증한 연세대학교 김주환 교수의 저서다.


최근 우리 게임업계는 과몰입, 셧다운제 등 일련의 이슈들로 시련기를 맞고 있다. 이 고난을 지혜롭게 헤쳐나가지 못하면, 산업은 더욱 퇴보일로를 걸을 게 뻔하다.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긍정적인 파워, ‘회복탄력성’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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