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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포머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1.08.0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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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에서 인터넷 미디어의 급격한 발전은 전통적인 게임잡지 시장의 종말을 한층 가속화시켰다. 이는 비단 우리 업계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타 산업도 마찬가지란 걸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십수년간 게임시장의 종이 미디어에서 일해온 필자는 이를 누구보다 더 피부로 느끼고 있다. 국내 시장에도 전통의 종이 미디어라 할 만한 곳은 본지를 포함해 손가락에 꼽을 만큼 적은 게 사실이다.


인터넷 미디어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북미 게임 시장에는 놀랍게도 지난해에만 100만명 넘는 정기구독자를 유치하며, 떵떵거리는 게임잡지가 존재한다.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 같지만, ‘게임인포머’라는 종이미디어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말 북미의 정기간행물 부수를 인증하는 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게임인포머의 정기구독자수는 500만명에 달한다.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게임잡지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모든 분야의 간행물 중에서도 ‘타임지’ 등을 가볍게 누르고 5위에 올라있다.


게임인포머는 1991년 미네소타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당시 펀코랜드라는 게임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나눠주던 정보지로 시작됐으니, 그리 지명도가 있는 잡지도 아니었다. 2000년도쯤 지방의 소규모 게임 매장들을 게임스탑이 하나 둘 사들이기 시작했을 때, 펀코랜드도 그 먹잇감 중 하나였다.


게임스탑은 월마트, 군소 온라인 쇼핑몰과 게임 판매 라인을 삼등분하는 세계 최대의 게임 소매 체인점이다.


미국뿐 아니라,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등의 유럽지역과 호주, 뉴질랜드까지 포함해 총 6,500개의 점포를 갖고 있으며, 직원수만 해도 65,000명에 달한다.


게임인포머가 갑작스레 부수를 늘리게 된 것은 게임스탑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전이 붙게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이 잡지의 연간 정기구독료는 15달러 정도이다. 이 가격은 매호 구입하는 것보다 70%나 저렴한 가격이다. 게다가 게임스탑은 게임인포머의 연간 구독자들에게 중고 게임 소프트를 10% 싸게 구입할 수 있는 특전을 붙여줬다. 물론 관계 회사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해부터는 이 특전이 ‘파워업 리워드’라는 새로운 서비스로 진화했다. 게임인포머를 정기 구독하고 게임스탑의 회원이 되면, 신작이나 중고 게임소프트를 구입할 때마다 일정의 포인트를 받고, 이를 모아서 게임을 공짜로 살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잡지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게임스탑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연간 정기구독을 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 된 것이고, 결국 게임인포머는 이를 활용해 독자층을 크게 확대한 셈이다.


500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독자가, 그것도 게임을 실제로 구입하는 게이머층을 확보했으니, 게임 회사들의 입장에서는 게임인포머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자연스레 특종이 몰리고, 새로운 독자층이 자꾸 생겨나고, 그에 따라 광고를 내기 위해 순번을 기다려야 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게임스탑이라는 거대한 판매 라인이 있었기 때문에 게임인포머가 큰 성공을 거뒀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미디어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종이 매체로써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선순환 모델을 만들어낸 게임인포머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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