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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의 아버지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1.09.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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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스페셜포스2의 흥행으로 다시금 1인칭 슈팅 장르가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를 처음 만든 사람이 독일의 ‘칼 벤츠’이고, 전화기는 미국의 ‘벨’이 고안해냈듯이 1인칭 슈팅 게임도 창시자가 있다. 관심 있는 게이머라면 한 두번 들어봤음직한 ‘존 카멕’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미국 캔사스 교외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금발에 핏기 없는 하얀 얼굴의 미소년은 어릴 적부터 화학 실험 키트와 모형 로켓에 흠뻑 빠져있었고, 공상과학 소설이나 ‘던전 앤 드래곤즈’를 주로 탐독했다. 존 카멕은 소년 시절부터 이미 오타쿠적인 면모를 보인 셈이다.


18세가 된 존 카멕은 미주리 대학에 진학한다. 학과 공부보다는 컴퓨터 서클 활동에만 빠져 있던 그는 2학기 때 학교를 스스로 그만두고 애플社 계약직 사원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자, 소프트디스크社에 프로그래머로 이직한다. 이때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다. 자신과 함께 전설의 FPS 3인방이라 추앙받은 존 로메로, 애드리안 카멕과 만나게 된다.


의기투합한 세 청년은 퇴근 후에도 밤을 꼴딱 새며 프로그램에 몰두한 결과 ‘커맨더킨’이라는 액션 게임을 만든다.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이 게임은 세 사람의 손에 수천만원의 수익을 가져다 준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세 청년은 회사를 박차고 나와,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이드소프트웨어(id Software)를 차린다.


그들이 독립해서 세상에 내놓은 첫작품 ‘울펜슈타인3D’는 1인칭 슈팅이라는 새로운 맛을 시장에 전파하며, 대히트를 기록한다. 다음해 발표한 ‘둠’에 의해서 FPS는 게임시장에서 흥행 장르라는 지위를 확립하게 된다. 둠2, 퀘이크, 퀘이크2로 이어지는 FPS의 히트작들은 해가 갈수록 진화된 모습으로 게이머들의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다.


전설의 게임 크리에이터로 추앙받으며, 매년 여러가지 상을 휩쓴 존 카멕은 지난해 세계 게임개발자컨퍼런스가 선정한 평생공로상을 받아, 명실상부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로 인정받기에 이른다.


어린 시절, 모형 로켓 만들기에 흠뻑 빠졌던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갔다. 존 카멕은 지난 2000년에, 민간항공우주개발 회사인 ‘아르마딜로 에어로스페이스’를 설립하고 치프 엔지니어로 우주 사업까지 그의 영역을 확장중이다. 그의 회사는 NASA(미 항공우주국)의 콘테스트에도 참가해 여러 번 상을 받기도 하는 등 차근차근 전진해 가고 있다.


그렇다고 리처드개리엇처럼 우주여행에 몰입해, 게임계에서 완전 몸을 뺀 것도 아니다. 자신의 히트작인 ‘울펜슈타인3D’나 ‘둠’의 소스코드를 공개해 젊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기도 했다. 2010년에는 회사를 ‘제니맥스 미디어’에 넘겼지만, 계속해서 테크니컬 디렉터로써 게임 개발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그가 가진 FPS개발의 오랜 노하우와 정신이 결집된 최신작 ‘레이지’가 머지 않아 시판을 앞두고 있다. 게임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존 카멕과 같은 양심있는 개발자를 한국에서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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