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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규의 차이나 망락유희(網絡遊戱)] 중국온라인 게임역사 광풍처럼 급변해가는 대륙의 온라인게임 <2>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ek
  • 입력 2006.11.1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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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다의 획기적인 마케팅 기법
2002년 1월 중국 인터넷 게임계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샨다가 서비스하던 ‘전기’의 해킹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샨다는 대중의 관심을 게임 자체에 주목시키기 위해 공동 마케팅을 통한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현재까지도 중국에서는 인터넷 게임 자체의 광고가 불가능하다. 이에 샨다는 코카콜라 등 공동 마케팅을 위한 산업과의 연계를 적극 활용, 해당 상품CF에 인터넷 게임을 선전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전국 PC방에는 ‘전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PC방에 그려 넣어질 정도로 샨다와 ‘전기’는 인터넷 게임의 대명사로 부각시키는 계기로 승화시켰다. 지금에 와서는 이러한 마케팅 기법이 보편돼 있으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2003年 | 빛과 그림자
샨다가 서비스한 인터넷 게임 ‘전기’의 성공을 등에 업고, 발전에 발전을 이룬 중국 인터넷 게임 산업은 2003년 절정을 맞게 된다. 당시 인터넷 사용자수만 무려 7,950만명에 달했다. 1년사이에 2040만명이 늘어난 셈이다. 이 수치는 2003년 하루 평균 55,900여명의 신규 인터넷 사용자들이 유입됐다는 결과를 나타낸다. 이 가운데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2,000만명에 달했으며, 유료 인터넷 게임 유저수는 1,700만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3년은 영웅이 없는 시기였다. 이를 대신해 114개에 달하는 인터넷 게임들이 제 2의 샨다가 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중 한국게임이 90% 이상을 차지해 중국 시장은 온통 게임 한류의 열풍에 휩싸였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업계 외부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 정부가 인터넷 게임을 863번째 정식 산업항목으로 인정하고, 사이버 게임도 국가 체육항목의 99번째 정식종목으로 집어넣었다. 인터넷 게임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감에 따라 국가의 기준안을 마련했고, 인터넷 게임 전문학교 설립이 뒤따랐다. 사회적인 분위기 역시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으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샨다는 ‘풍광탱크’와 ‘포포탕’을 서비스하면서 기존 MMORPG에 염증을 느낀 유저들을 케주얼 게임으로 흡수시켰다.

단순한 조작과 국가가 장려하는 녹색 인터넷운동에 편승한 케주얼 게임은 인터넷 게임 유저층을 여성과 중장년층까지 확산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수행한다. 이 시기 샨다는 인터넷 게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자체개발 게임 ‘열혈전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열혈전기’는 ‘미르의전설2’의 모방 정도가 심했다. 이에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샨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중국 게임업계 최초의 저작권 관련 소송이었다. 한편 중국의 PC 하드웨어 스펙은 전세계 PC 스펙에 비해 뒤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조류에 따라 3D 인터넷 게임들이 하나둘 등장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3D 인터넷 게임 중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작품은 없었다.

2004年 | 혼돈의 시기
중국 인터넷 게임은 2004년을 맞아 완전한 하나의 문화 산업 형태를 띄게 됐다. 인터넷 게임에 진출한 게임 회사들은 자본시장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임 회사로는 샨다와 더 나인, 탄센트 등으로 이들 회사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더욱 풍성한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샨다는 9,170만 달러에 한국 액토즈 소프트의 지분 28.96%를 인수해 제 1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사이버 물품(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점차 상업적인 형태로 발돋움했다. 이에 발맞춰 사이버 물품 제작소(소위 작업장이라 불리는 온라인 게임 사이버머니 생산 공장)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많은 작업장이 생겨났지만, 사이버 물품 가격의 폭락으로 인해 폐쇄되는 곳들이 잇따랐다.

인터넷 게임들의 유료화 정책에도 일대 혁명이 이뤄졌다. 9월 1일 대만의 감마니아가 서비스하는 ‘거상’을 필두로 약 20여개의 인터넷 게임들이 무료화로 전환되며 중국 게임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 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2003년의 인터넷 게임 시장의 반대여론에 힘입어 중국 정부 및 중국의 게임업계에서는 자국 인터넷 게임의 필요성을 경각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2004년 말 한국 인터넷 게임의 시장 점유율은 50%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중국 정부와 게임업계는 중국 자체 개발 인터넷 게임 ‘몽환서유’가 동시접속 37만명을 기록하자, 자국 게임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자체 개발을 가속화 시켰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미 광범위하게 확보된 유저층을 기반으로 한국의 한게임을 모방한 탄센트의 ‘QQ캐쥬얼’은 동시접속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대대적인 성공을 이뤄냈다. 한편 인터넷 게임이 서비스되면서부터 업계의 우려를 자아냈던 프리서버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은 2004년까지도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2005年 | 변화(變化)와 변혁
인터넷 게임의 실제 판매 수익이 37.7억 인민폐로(한화 약 4,700억원), 2004년에 비해 52.6% 증가율을 보였다. ‘마수세계’, ‘검협정연’, ‘전기세계’, ‘대화서유’, ‘몽환서유’ 등 MMORPG가 여전히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파오파오탕’, ‘모험도’, ‘마력보배’ 등 케주얼 게임이 또 하나의 인터넷 게임 코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시기였다. 수익모델 역시 전통적인 선불카드 위주에서 아이템 등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부분 유료화 모델이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게임 업체간 전략적 제휴와 인수합병도 활발히 이루어진 시기였다.

중화망이 17game사를 인수하고, 킹소프트는 대만의 화이국제와 제휴를 체결했다. 샨다가 세계 최대의 중국어 포털사이트 SINA의 주식19.5%를 2.304억 달러에 매입한 것도 2005년 중국 게임 산업에 빼놓을 수 없는 화제 중 하나였다. 중국 자체개발게임이 전체 인터넷 게임 시장의 60%이상을 점유했다. 게임 산업 발전의 주도적 역량에 힘입어 10여개의 인터넷 게임이 동남아 및 유럽 등지에 수출됐다. 케주얼 게임이 유행하면서 MMORPG 중심의 인터넷 게임 시장에 3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이변이 속출했던 한해였다.

정부의 녹색인터넷 운동에 기업들도 적극협조하면서 기업스스로 게임중독방지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일정시간 이상 게임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만든 까닭에 인터넷 게임의 부작용이 상당수 줄어들었다. 2005년 말 중국의 인터넷게임 개발 회사의 수는 117개로 2004년 73곳에 비해 약 73%가 증가했고 종사인원은 12,455명으로 2004년 5,032명에 비해 148% 증가했다. 이들의 월수입은 평균 1,500원(한화 약 19만원)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4,000원(한화 약 50만원) 이상을 받는 고액 종사자가 20%에 달했다.

중국 인터넷 게임 산업 현황(2005년)
2005년 중국게임산업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주요 연령층은 19~25세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유저 비율 중 19~22세와 23~25세가 각각 33.3%, 28.4%를 차지해 전체 인터넷 게임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26~30세의 점유율도 16.6%로서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연령상으로는 성년이지만 아직 대다수가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하고 있는 16~18세 사이의 청년층은 10.4%를 차지했다. 사회적으로 특별히 주의를 끌고 각종 문제를 유발시키는 연령층인 16세 이하의 점유율은 3.4%에 불과했다.

또한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유저 가운데 학생들의 점유율이 38.9%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기타 IT업계 종사자, 회사 관리층,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순으로 인터넷 게임을 자주 접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목적은 학업과 직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는 유저들과 순수하게 인터넷 게임을 즐기기 위한 유저들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인터넷 게임 이용을 위해 소비하는 금액은 30~50원(한화 ·3,700원~6,600원) 사이가 가장 많았고 매월 30원 이하를 소비하는 유저층의 점유율은 34.5%로 나타났다. 매월 200원 이상을 초과하는 유저는 약 3.2%, 500원 이상은 0.6%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6年 | 끝은 창대하리라!
2003년 이후 인터넷 게임은 뚜렷한 성장세 속에 시대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에 따라 게임의 사회적 책임이 화두로 등장했다. 고도의 성장세에 힘입어 중국의 인터넷 게임은 ‘돈’의 시대로 흘러가는 기색이 역력하다. 오는 11월 16일 정식 오픈베타 테스트를 실시한 ‘대항해시대 온라인’은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거액의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소 한화 200억원 미만의 게임 업체라면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올해 게임업계에 풍운을 일으켰던 ‘정도’ 온라인의 쓰위주 대표도 250억원이란 자본을 등에 업고 게임업계의 문을 두드렸으며, 샨다의 회장 탕쥔도 120억원 미만의 자금으로는 인터넷 게임 산업에 투신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현재 중국 인터넷 게임의 현주소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인터넷 게임 중 약 5% 만이 수익을 거두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은 과점경쟁의 시대로 돌입해 무조건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었던 꿈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입을 모으다. 오히려 자본의 논리가 철저히 적용되는 무한경쟁시대로 돌입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재 인터넷 게임 서비스회사는 총 100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뚜렷해 샨다, 넷이지, 정도, 더 나인, 킹소프트, 광통, 탄센트 등의 선두 주자들이 전체 인터넷 게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이들 선두 그룹들은 자국의 게임 산업을 발전시키고 보다 나은 서비스와 창의적인 인터넷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새로운 첨단 기술과 우수한 개발인원의 확보,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 관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인터넷 게임 중 이미 일부 게임들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이 상태라면 멀지 않은 미래. 인터넷 게임 종주국인 한국과 경쟁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중국 인터넷 게임 시장은 한국 인터넷 게임의 또다른 수익원을 벗어난지 오래다. 빠른 속도로 따라오는 중국 인터넷 게임 시장 앞에 한국 게임 업계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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