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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바? PC방? 미녀 도우미 고용... 중국 PC방 사활을 건 몸부림

  • 장인규 중국 특파원 dage@kyunghyang.com
  • 입력 2007.01.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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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려면 PC방을 개업해라.” 한때 중국사회를 휩쓴 PC방 개업 열풍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소규모 투자와 빠른 비용 회수,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PC방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격렬한 가격 경쟁과 함께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 국가의 끊임없는 관리감독, 높은 세율, 소규모 업체를 제한하는 법령까지 제정되면서 한때 노다지로 불리던 PC방이 생존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이에 PC방 운영상들은 테마 PC방, 호화 PC방, 비즈니스 PC방 등 끊임없는 묘수를 개발해 내기에 이른다. 마침내 PC방에 여성 도우미까지 등장하게 됐다.

중국 PC방 산업 10조 5천억원, 이미 포화상태
PC방 업계 자체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PC방 수는 12만개, 각종 PC설비 828만 4천대, 고용 유발인원은 105만6천명이라고 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추산하는 1:7계산방식에 의해 PC방이 주변산업에 미치는 간접 효과까지 돈으로 환산하면 인민폐 1,282억 원(한화 약 10조 5천억)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또한 전국적으로 매일 PC방을 이용하는 인구는 4천만 명이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행정적인 규제와 시행법규의 미비, 오락업에 준하는 세금 등을 제외한다면, PC방은 체인화와 더불어 고급화의 길을 걷고 있다. 어느새 완전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급속한 성장의 배경에는 적은 자본에 비해 빠른 비용회수,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다는 소문에 누구나 뛰어 든 것이 한 몫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젠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중국 PC방 협회의 한 관계자는 “PC방 시장의 파이는 이미 분배가 거의 완성됐다”며 “이제 손에 쥔 파이를 어떤 식으로 크게 키우느냐가 PC방 업주들의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이미 교통정리가 끝나가는 중국의 PC방 산업은 날로 치열해지는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북경의 한 PC방은 오전 한가한 시간대는 무료화를 선언했다. 또 다른 PC방에서는 입장 고객들에게 레몬차를 서비스 하는 등 전통의 영업방식에서 탈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PC방과 식당의 결합(?)
PC방 수입이란 사용시간별로 받는 비용과 음료수, 담배, 선불카드 판매 등의 수익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러한 수익구조는 단조롭기 그지 없었다. 많은 업주들은 먹고 마시는 것과 PC방의 결합을 위해 수없이 많은 시도를 했다. 인터넷 카페, 인터넷 레스토랑, 인터넷 패스트푸드 등이 그것.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초기에 호기심으로 인해 사람들이 몰려들어 성공을 거두는 것처럼 보였지만, 매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PC방 영업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결합했던 레스토랑이 오히려 본업인 PC방보다 더 장사가 잘되자 아예 PC방을 접고 레스토랑 운영에 전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수익이 높았던 심천의 어느 PC방은 더욱 많은 수익을 올리고 서비스를 강화시키고자 PC방을 두 칸으로 나누어 한쪽엔 식당을 열어 네티즌에게 편의를 제공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론 식당과 PC방이 모두 망한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방식의 변화와 더불어 조금은 일탈적인 방법으로 PC방의 변화를 꾀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요녕성 심양엔 시간당 한화 1만 5천원의 비용을 받는 PC방이 생겼다. 칸막이가 되어있는 독실에 보기에도 편한 안락한 소파, 대형 액정화면 등을 비치하고 고급 손님들을 유치하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가 잘 되어있는 고급스런 PC방에 칸막이가 되어있는 VIP실은 이미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손님이 실제 사용하기 위한 것보다는 자신의 PC방을 고급화시키는 광고역할을 한다는 것이 업주들의 생각이다. 이러한 경쟁 속에 급기야 젊은 여성을 도우미로 제공하는 PC방이 나타나 중국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커다란 액정화면과 고사양의 PC, 안락한 2인용 소파에, 보기에도 늘씬한 미인들이 같이 앉아 고객들의 인터넷 서핑과 온라인 게임 플레이를 도와준다. 수시로 음료수를 제공하고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탈적인 영업을 하는 PC방은 정부의 엄격한 통제와 감독에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시간당 120원... 가격 인하 무한 경쟁
자신의 집에 PC가 있음에도 PC방으로 달려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PC방엔 냉난방 시설이 잘 되어있고,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합비시의 한 지역엔 불과 2백 미터 안에 십여 개의 PC방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가격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시간당 인민폐 1원(한화 약 120원)을 받는 제살 깎아 먹기를 하고 있다. 이 와중에 손해를 보는 PC방이 부지기수로 생겨나면서 불법영업이 성행되고 있다. 담당지역 문화관리국에서는 투자한 금액을 2, 3개월만에 회수하던 폭리의 시대를 지나 정상적인 이익을 거쳐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시장경쟁에 있어서 당연한 결과라고 말한다. 시장이 새로 짜여지면서 자연히 PC방이 규격화되고 대형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 지역 문화부의 생각이다.

230대의 PC를 보유한 한 PC방의 결산서를 살펴보면 매월 임대료와 전기수도세, 전용선 비용, 기계수리 비용, 직원 급여를 포함해 인민폐 6만 원 이상이 지출되고 있다. 세법상 오락업으로 분류되어있어 매월 2000원(한화 약 24만원)이 넘는 금액을 세금으로 지출하다 보면 한달에 총경비만 7만원 가까이 된다. 200만원(한화 약 2억 4천만원)을 투자해 한달 매출이 8만 여원밖에 되지 않아, 손해는 보지 않지만 투자금에 비해 박리일 수밖에 없다고 업주들은 한숨을 토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엄격한 관리로 인해 무심코 미성년자를 출입시키거나 소방법이나 각종 규정을 위반했다고 감독 나온 기관에 많게는 한달에 인민폐 1만 2천원(한화 약 1백 5십만원)의 벌금을 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 오락 업종은 밤샘영업이 가능하면서 유독 PC방만은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는 불만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형 체인화 가속
절강성 영강시에서는 공상국과 문화국, 공안국이 연합해 영강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90여개 PC방에 대한 평점을 매겨 그 중 14개 PC방을 호텔의 분류 표준을 적용해 3성급과 4성급으로 분류했다. PC방 환경과 서비스 태도, 설비의 사양과 규모, 규정의 준수 여부를 표준으로 하여 선정했다는 것은 장차 중국 PC방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PC방은 이미 인터넷을 하는 장소만이 아니라 저소득층과 저소비층의 교류장소가 됐다. 따라서 더욱 규범화된 PC방, 좀더 고객 편의적인 서비스의 제공과 정부에서 규제하는 미성년자의 출입과 변태영업을 업주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 결국은 PC방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포석이라 보고 있다. PC방 업계의 자정노력과 더불어, 대규모 PC방 체인은 PC방 관리의 고급인력을 배양하고 CEO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진정한 문화산업으로서의 한축을 담당해야 외부의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 대규모의 자본도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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